[ON+인터뷰┃키썸 ①] ‘MUZIK’ 앨범에서 찾는 24살 조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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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가수 키썸이 두 번째 미니앨범 ‘뮤직(MUZIK)’을 발매한 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그가 ‘처음’ 시도하는 것들로 채워졌다. 작곡, 작사는 물론 뮤직비디오, 앨범 재킷 제작에도 참여했다. 전 곡 모두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 그에게 있어 ‘뮤직’은 떠올리기만 해도 애틋한 존재다.

“‘뮤직’은 24살의 조혜령이자 가수 키썸을 표현하려고 만든 앨범이에요. 처음으로 작곡을 했고 뮤직비디오부터 재킷 제작까지 참여했어요. ‘노잼(NO JAM)’ 뮤직비디오는 한 달 동안 감독님과 함께 다니면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찍었는데 제가 10kg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어요. 결과물을 보니 꼭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이번 앨범은 꼭 자식을 시집보내는 기분이었어요. 그만큼 제일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대부분 가수는 앨범을 발매할 때 타이틀을 여러 곡으로 분산시키지 않는다. 팬들에게 한 곡의 타이틀로 확실한 앨범 콘셉트 노선을 정해준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고집 있는 주장으로 두 개의 곡이 타이틀곡으로 선택 되는 경우도 있다. 키썸이 이번 앨범에서 두 개의 타이틀을 선보인 이유는 진짜 자신이 선보이고 싶은 곡과 수많은 대중이 들을 수 있는 곡을 위해서다. 그는 다양한 순간에 자신의 음악을 듣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음악이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번 앨범 타이틀은 ‘노잼’, ‘옥타빵’ 두 곡이에요. 원래 ‘옥타빵’을 선 공개 하려고 했는데 이 곡이 너무 소중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앞에 나온 ‘맥주 두잔’을 선 공개 곡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회의를 해서 ‘옥타빵’을 더블 타이틀로 나가기로 했죠. ‘노잼’은 신나는 곡이기 때문에 짜증날 때 들으면 좋고 ‘옥타빵’은 차분할 때,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에요. 사람마다 다 기분에 따라, 장소에 따라 듣는 음악이 있잖아요. 제 음악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항상 저의 음악이 사람들의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해서 투 타이틀곡으로 나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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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트랙 5번 ‘커버 업(Cover up)’ 소개지에 ‘이 노래 듣고 연락 왔으면 좋겠다’라는 꽤 의미심장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커버 업’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묘한 미소가 번졌다. 20대 청춘의 이야기 중 단연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그가 짝사랑하는 사람의 정체가 사뭇 궁금해진다.

“‘커버 업’은 ‘감추다’라는 뜻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제 짝사랑 이야기를 담았어요. 내용이 궁금증을 유발하겠지만 자세한 사항은 노코멘트에요.(웃음) 제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노래를 듣고 자기라고 생각을 해서 연락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은 지금 제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 수도 모를 수도 있어요.(웃음) 보통 제가 곡 작업을 새벽에 하는데 이 곡은 정말 빠르게 나와서 곡을 쓰자마자 바로 녹음 했어요. ‘이 노래 듣고 연락 왔으면 좋겠다’는 정말 강렬한 문구죠.(웃음)”

자신 있게 소개하던 이번 앨범에서 ‘옥타빵’에 유독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옥탑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키썸. 24살의 조혜령이 항상 있는 공간이다. 책상, 컴퓨터, 냉장고, 겨울옷만으로 꽉 찬 작은 공간이지만 키썸은 그곳에서 꿈을 키운다. 언젠가 초심을 잃었을 때 이 곡을 듣는다면 다시 초심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현재를 잘 담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가장 아픈 손가락이 ‘옥타빵’이다.

“‘옥타빵’은 이번 앨범에서 제일 아픈 손가락이에요. 뮤직비디오에는 저의 생활이 다 나와요. 심지어 주소까지 나와요.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편의점 빌라 위’라는 가사가 나와요. 이 가사를 보면 금방 찾아요. 팬들이 찾아볼 수 있지만 저를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감수 하고 썼어요. 평소 제가 제일 많이 있는 공간이 옥탑방인데 화려하진 않아요. 그 안에서 음악 작업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잠도 자요. 화려하진 않지만 저의 생활을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옥타빵’ 노래는 꼭 뮤직비디오와 함께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책상 앞에 몸을 밀착시킨 채 음악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어떤 질문을 해도 미로처럼 돌고 돌아 ‘음악’이란 정착지 위에 앉기를 반복했다. 24살의 조혜령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지만 결국엔 그의 이름처럼 ‘뮤직’ 그 자체였다. 그는 이번 앨범 활동을 기점으로 또 다른 작은 바람을 꿈꿔본다. 그 꿈 역시 ‘음악’이다.

“이번 앨범이 잘 된다면 소망이 한 가지 있어요. 꼭 단독 공연을 하고 싶어요. 크지 않고 작더라도 저의 곡으로만 채워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저는 관객과 공연할 때 제일 행복해요. 설령 호응이 안 좋더라도 마냥 좋아요. 무대에 섰을 때가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아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