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영화 View] 영화 이색 엔딩크레딧,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가 끝날 쯤 극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관객들이 꽤 있지만, 극장을 나가는 관객마저 도로 앉히는 이색 영상이 있다. 다음 편을 예고하는 쿠키영상이 아니더라도 기발한 엔딩크레딧은 영화를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엔딩크레딧으로 가장 관심을 모은 작품은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이다. 대표적으로 ‘데드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개봉한 ‘정글북’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그리고 한국영화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도 독특한 엔딩크레딧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들을 거리,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엔딩크레딧은 극장을 나가는 순간의 감동과 여운을 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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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데드풀' & '탐정 홍길동'

◇ ‘데드풀’

마블 캐릭터 중 가장 웃긴 히어로이자 ‘약 빤 캐릭터’로 활약한 데드풀은 엔딩크레딧과 쿠키영상을 각각 준비했다.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점은 관객과의 벽을 무너뜨리고 등장인물이 관객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본 영화의 엔딩 장면과 엔딩크레딧의 첫 장면에 녹아들어 있다. 본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데드풀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레이션을 한 후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케어레스 위스퍼(Careless Whisper)’라는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이어진 애니메이션 시퀀스로 이뤄진 엔딩크레딧에는 데드풀 캐릭터가 색소폰을 부르고 있다. 배경음악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 때문에 엔딩크레딧도 부록 느낌이 아닌 영화의 본편처럼 느껴진다. 캐릭터는 배경음악에 맞춰 스태프들의 이름을 직접 소개한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기 때문에 19금스러운 장면도 등장한다.

◇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탐정 홍길동’의 마지막도 마치 마블 히어로의 엔딩크레딧처럼 애니메이션 형태로 만들어졌다. 특히 히어로가 등장할 때 쓰이는 거창한 배경음악과 함께 등장인물이 소개돼 마지막까지 시선을 잡아끈다. ‘한국형 히어로물’을 자처한 작품의 마지막 장면답다. 이에 대해 조성희 감독은 인터뷰에서 “편집과정에서 만들었다. 사실 흔한 모션 그래픽이긴 하지만, 우리 영화의 특유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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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닌자 터틀' 스틸

◇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닌자터틀’의 엔딩 크레딧 영상은 닌자터틀 4총사부터 새로운 악당들, 주변 인물들까지 각 캐릭터의 특징과 영화 속 장면들의 포인트를 담아냈다. 원작 만화의 그림체보다 업그레이드 된 비주얼을 선보이는 이번 영상은 악당 슈레더와 크랭, 비밥과 락스테디의 공격에 맞서 팀워크를 다지는 닌자터틀 4총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정의의 열혈 기자 에이프릴과 하키 마스크 영웅 케이시, 뉴욕 명예시민이자 전직 카메라맨 번, 경찰서장 빈센트 등 영화 속 모습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릭터들까지 총출동해 볼거리를 더한다.

여기에 가수 자이언티가 부른 로컬 엔딩송 '터틀 파워'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신나는 비트까지 더해져 영상을 보는 내내 몸을 들썩거리게 만든다.

◇ ‘정글북’

‘정글북’의 엔딩크레딧은 목소리 출현했던 배우들이 직접 부른 OST를 배경으로 영화의 뒷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마치 뮤지컬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정글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CG로 만들어진 동물들이 동화 속 주인공처럼 소개돼 귀여움을 강조하기도 한다. 팝업북 형식과 함께 책 속에서 동물들이 뛰쳐나오는 모습을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모글리와 ‘킹 루이’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세히 담기지 않았던 ‘킹 루이’의 사원이 3D 형태로 되살아나 더욱 리얼하고 디테일한 모습을 선사한다.

여기에 ‘킹 루이’ 역의 크리스토퍼 워큰이 직접 부른 재즈 버전 ‘아이 워너 비 라이크 유(I Wanna Be Like You)’와 극중 모글리를 매혹시킨 카아 역의 스칼렛 요한슨이 매혹적인 목소리로 부른 ‘트러스트 인 미(Trust In Me)’가 배경음악으로 쓰여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이런 특별한 엔딩크레딧이 관객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정글북’의 홍보대행사 앤드크레딧은 “엔딩크레딧에 정글에 한 번씩 나왔던 동물들이 다시 한 번 나온다. 그들이 유머러스하게 소개되기 때문에 관객들이 유쾌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동물들이 CG인 줄 모르는 관객도 있다고 들었다. 영화를 볼 때 잘 모르다가 엔딩크레딧을 보고 CG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 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