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최재우는 음반기획자이자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사 외에도 ‘시크릿 가든’ ‘그녀는 예뻤다’ ‘주군의 태양’ ‘나쁜남자’ 등 드라마 OST 프로듀서 및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지난 2011년 우연한 기회로 작사가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고 약 40곡 이상의 작사에 참여했다.
대표곡은 XIA준수 ‘내게 기대’ 소유 '내게 말해줘', 백지영 ‘그렇게 안녕’, 수지 ‘왜 이럴까’, 효린 ‘안녕’, 긱스 소유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 등 이다.
최재우는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 동시에 자신만의 감성을 넣은 가사로 대중과 소통을 시도한다.
Q. 작사를 하게 된 이유는?
“누구나 한번쯤은 내가 만든 노래를 누군가가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저의 작사에 대한 목마름도 모든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시작 된 것 같습니다.”
Q. 작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드라마 OST 제작사에서 일을 했었어요. 작품자에게 가사를 받았는데 드라마 내용과 맞지 않거나 보컬 녹음을 하는데 어감이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원작자의 허락 하에 조금씩 바꾸는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을 위한 노래제목을 정하거나 수정하는 것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주변에서 직접 작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됐죠. 친한 작곡가들의 데모곡에 가사를 붙이는 연습으로 시작하게 됐고 그 데모 가사가 그대로 발표가 되고 자연스럽게 작사가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Q. 가사를 쓸 때 작업 방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는 않아요. 자다 일어나서도 적고 집중해서 가사를 써보려고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는데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가사를 다 완성한 적도 있어요. 일단 데모곡을 받으면 2~3일 무한 반복하며 그 곡을 듣죠. 엉터리 영어, 일본 가사를 그대로 외울 정도로 멜로디를 익히고 그러면서 생각해온 테마들로 스케치 합니다. 가장 어울릴만한 테마를 제작자에게 허락을 받고 가사를 쓰죠. 초안을 쓰고 나서 수정하는 시간이 가장 길어요. 나만의 감성을 넣으려고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Q. 가사를 쓸 때 가장 중요한 점을 설명해준다면?
“내가 생각하는 가사의 핵심은 ‘공감’입니다. 대중음악을 한다는 건 많은 대중이 들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해요. 어쩌면 평범해 질지 모르는 가사가 나올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개성을 녹이는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가사와 멜로디가 한 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퍼센트로 나눈다면? 그 이유는?
“멜로디가 중요시 되는 곡이 있고 가사가 중요시 되는 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라드나 미디움의 곡들은 가사가 거의 반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흔히 ‘이 가사가 딱 내 얘기 같아’라고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Q. 보통 한 곡의 가사를 쓸 때 걸리는 시간은?
“곡마다 다르지만 3일 정도 시간을 두고 씁니다. 마감일이 길수록 더 오래 걸리는듯해요.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더라고요. 뭔가 계속 수정하게 되고 더 좋은 언어 선택을 위해 고민하다 보면 마감 당일까지 씁니다.”
Q. 소위 ‘그 분이 오셨다’와 같은 영감을 받는 편인지? 그런 상태에서 쉽게 써내려간 가사가 더 잘 나오는 지, 꼼꼼한 스토리 설정 등을 거쳐 나오는 가사가 더 잘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그 분이 오셨다’로 쓴 곡은 몇 곡이 되지 않아요. 생각해보니 그 몇 곡 안 되는 곡이 큰 사랑을 받았네요. 곡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제가 들어서 멜로디가 너무 좋고 가사가 쓰고 싶어지는 곡들이 있어요. 그런 곡들은 여러 가지 테마가 생각나고 다양하게 써내려가게 되죠. 작사 의뢰를 받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써야할 경우가 있어요. 그럴 경우 제가 뮤직비디오를 연출한다 생각하고 단순한 한 씬의 스토리를 만들어 봐요. 그 스토리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가사를 써내려가죠.”
Q. 작사한 곡 중에 특별한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곡이 있는지?
“OST 작사를 많이 하다 보니 사랑, 이별에 관한 테마가 가장 많이 있어요. 작사를 하기 전에 만났던 옛 연인에게 SNS 통해서 연락이 온 적이 있어요. 작사가가 된 제가 신기하기도 하고 그 가사가 자기 얘기냐고 조심스레 물은 적도 있죠.”
“‘우연히 봄’은 원래 로꼬 유주가 부르기 전에 다른 가수에게 줬던 콘셉트였어요. 봄을 테마로 한 광고 송으로 쓰기 위해 만든 테마였는데 잘 되지 않았죠. 우연히 본 너로 인해 우연히 봄이 왔다는 내용이 유치하게 들렸을지도 몰라요. 봄이 아니면 이 곡은 못 쓰게 되는 테마인데 라고 아쉬워할 때 쯤 냄새를 보는 소녀 OST로 가사 의뢰를 받아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작사를 시작할 때 길을 지나가는데 헤어샵에서 제가 만든 노래가 나오는 거예요. 머리 자른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괜히 거길 들어가 머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 머리가 짧은가 봅니다.(웃음)”
Q. 가사를 쓸 때 실질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지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서 쓰는지?
“실질적인 경험으로 쓰지는 않아요. 물론 그런 적도 있지만 그건 나만의 경험이며 나만의 감성이었을 뿐이더라고요.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쓰려면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겪었을만한 이야기들을 찾게 돼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감정은 저만의 것이죠.”
Q. 작사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 없다?, 그 이유는?
“작사만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저 또한 다른 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기회를 얻기까지가 힘들고 그 기회를 얻었을 때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는 더욱 힘듭니다. 저작권료 받는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많더라고요. ‘사후 몇 년까지 나올 텐데 좋겠다’ ‘대박 났으니 떼돈 벌겠다’ 등등 허나 현실은 다릅니다. 사랑받는 음악만이 생계유지 할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죠. 음악시장의 규모는 줄어들고 발매되는 음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요즘 시장에서는 작사만 하는 사람으로는 생계유지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Q. 좋은 가사란?
제가 생각하는 가사의 첫 번째는 곡과 어울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르기도 편하고 듣기에도 거북함이 없는 언어들이었음 해요. 계속 얘기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좋은 가사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네요.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그 가사가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된다면 좋을 가사일 겁니다.
Q. 작사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누군가에게 무언가의 조언을 해줄 만큼 성숙하지 못 하고 덜 완성된 작사가입니다. 가끔 만나는 지망생들을 겪으며 들었던 생각을 잠시 얘기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작사입니다. 저는 작사를 음악 위에 글 쓰는 작업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것보다는 우선적으로 음악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야 된다고 생각이 드네요. 멋지고 화려한 문구보다는 음악에 잘 어울리는 글을 쓰는 걸 연습하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읽었을 때 좋은 글과 불렀을 때 좋은 글의 차이를 알았으면 합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