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국민 예능 ‘무한도전’ 여름특집이 주는 불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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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누구를 위한 몸 개그인지 모르겠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한 MBC '무한도전' 바캉스 특집이 방송한 후 일부 시청자들의 비난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애를 썼다. 계곡을 찾아 물놀이를 하고 수박도 먹으며 휴가를 즐겼다. 이때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 예능을 시청하기 딱 좋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멤버들은 서울 근교의 한 워터파크를 찾았다. 이날 멤버들은 수영장에 설치된 워터슬라이드를 타면서 냉면 먹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미션에 성공하면 모든 촬영을 중단하고 펜션으로 가서 쉰다는 조건. 게다가 7명의 멤버 중 1명만 클리어해도 된다는 조건에 멤버들의 의지를 끌어올렸다.

멤버들은 보조카메라가 달린 헬멧을 쓰고 카메라를 든 스태프와 대형 튜브에 몸을 맡겼다. 강한 인공 물살에 휩쓸리며 냉면을 먹기 위해 애쓰는 멤버들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보였다.

몇몇 멤버는 워터슬라이드의 빠른 속도에 공포감을 느끼고 비명을 지르며 냉면 먹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냉면 그릇 속으로 수영장 물이 튐은 물론 휘몰아치는 바람 탓에 얼굴이 냉면으로 뒤범벅되는 모습까지 보였다.

원래는 이날 ‘무한도전’ 스태프들은 해외 특집을 마련해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지만 불가피하게 해외 일정이 취소됐다. 급조된 상황과 게임이기 때문에 신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뻔히 예상되는 결과인데 음식으로 비위생적인 게임을 진행한 장면 탓에 시청자는 불쾌감을 느꼈다.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게임으로 사고에 대한 우려 또한 유발했다. 가위로 자른다고 해도 먹기 힘든 냉면 면발을 먹는 모습이 위험해 보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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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은 101%’에서는 떡을 이용한 게임을 하다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골목의 제왕’ 코너에서 술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며 눈을 감은 짧은 시간동안 뒤에 자리한 출연자들이 도시락에 들어있는 떡을 재빨리 꺼내 먹는 게임을 진행했다.

성우로 활동했던 故장정진은 게임 중 급히 떡을 먹은 뒤 가슴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후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 지상주의와 안전 불감증이 빚은 예고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있었고 한동안 방송가는 이런 게임을 지양했다. 연예인들은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안전장치나 의료진 없는 녹화장에서 위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웃음을 제조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김기욱은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 코너 '엑스맨을 찾아라' 녹화 도중 '단결 말타기' 게임을 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김기욱은 한동안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했다.

이밖에도 배우 심형탁은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뷰티풀 선데이’에서 기왓장 격파 게임을 하다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그룹 신화의 전진은 SBS ‘좋은 친구들’에서 덤블링을 하다가 땅으로 추락해 의식을 잃기도 했다. 최근에는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이 예능프로그램 촬영 중 다리 부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시청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든다.

현재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 등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매번 모든 위험한 게임이 따르는 촬영장에 구급인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가 따른다. 때문에 방송을 연출하는 제작진은 적어도 출연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선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 가볍게 웃고 넘기자는 예능 하나 하나에 매번 안전 논란을 거들먹거리며 따질 순 없지만 앞선 사례들을 보면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