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렬과 원더보이즈 전 멤버 3인(김태현, 우민영, 워윤준)의 전속계약분쟁 공판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559호에서 원고 김창렬 측이 피고 원더보이즈 전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3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엔터102 전 매니저 장씨와 엔터102 이사 조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장씨는 증인 심문 과정에서 “원더보이즈 멤버들이 주장하는 강제 폭행, 금품 등을 강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2012년 일어났던 원더보이즈 교통사고 합의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주장에 “당시 택시 회사에서 찾아와 택시 기사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 했다. 김창렬 대표 역시 조용하게 합의를 원해 합의금을 받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 합의금으로 200여만 원을 받았고, 일부를 멤버들에게 줬고, 그 후 여러 용도로 나눠서 멤버들을 위해서 지출했다”고 말했다.
또 원더보이즈 측이 주장하는 김 대표의 멤버 김태현 폭행에 대해 “2013년 망년회 자리에 함께 있었다. 당시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고, 폭행 사실 또한 목격한 적이 없다”며 “당시 1층에 엔터102 직원들을 비롯해 스탭, 김 대표의 지인들, 일반인 손님까지 30~40명의 인원이 있었다. 또 회식 자리가 끝난 후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음 증인 심문에서 조씨는 원더보이즈 측이 주장하는 개인 레슨 등 앨범을 한 장 발매한 뒤 사실상 방치상태로 두었던 것에 “디제잉부터 다양한 레저 활동, 인성을 위한 독후감 활동 등 멤버들에게 지원해줬다. 앞서 증거물에 제출된 김 대표와 원더보이즈 멤버의 대화처럼 레슨을 지원해준 김 대표에게 원더보이즈 멤버가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을 시켜줘서 고맙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원하지 않는 것을 강압적으로 시켰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이어 법원 측이 원더보이즈 멤버가 실질적으로 불만이나 건의 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루트가 없던 것을 지적하자 조씨는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나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편이었다. 과거 원더보이즈 멤버와 그들의 부모님과 함께 식사자리를 했던 적이 있는데 식사가 끝난 뒤 밥을 잘 먹었다고 인사를 전하며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또 멤버들이 폭행을 했다고 주장한 날 훨씬 이후까지 함께 활동을 했다. 이런 사건들은 전속계약분쟁 후 나온 이야기다. 결국 다른 대형 기획사에 가서 더 잘 되고 싶은 마음에 나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추측했다.
이날 법원은 “결국은 원고 측에서 피고 측으로 또는 피고 측으로 원고 측에서 내린 해지 중 어떤 해지가 더 적합한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피고 측의 의견이 맞을 경우와 원고 측이 맞다고 가정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쟁점은 계약해지가 적법한지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각자 주장만 펼치며 법정 분쟁이 이어지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 원고, 피고 측 모두 연예 활동을 하고 있거나 추후 연예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지속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회자될 것이다. 이렇게 각 측 주장만 이어진다면 3~4년 동안 또 변론기일 등의 절차가 반복될 것이 분명하다. 이 분쟁은 누가 유죄고 무죄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판결을 내렸다.
앞서 원더보이즈 전 멤버들은 김창렬이 자신들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정산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김창렬은 지난해 2월 이들을 상대로 8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검찰은 이들이 주장한 김창렬의 횡령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폭행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는 지난 5월 진행됐고, 김창렬은 혐의를 부인, 소속사를 통해 향후 이어질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차 변론기일은 8월10일 오전 11시10분에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559호에서 진행된다.
백융희 기자 yhbae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