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닌자 거북이’를 생각하면 ‘쌍절곤’이 떠오른다. 실사판으로 리부트된 ‘닌자터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쌍절곤 대신 차에 부착돼 스케일 커진 쌍절곤과 함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자랑한다.
영화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이하 ‘닌자터틀2’)는 ‘닌자터틀1’에 이어 새로운 위기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어둠의 히어로’인 닌자터틀이 모습을 드러내는 코미디 액션 영화다.
닌자터틀 4총사 레오나르도ㆍ도나텔로ㆍ라파엘ㆍ미켈란젤로는 돌연변이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돌연변이이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설 수는 없다. 전편인 ‘닌자터틀1’에서 악당 슈레더로부터 뉴욕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수는 4총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받는 상황, 이런 딜레마 속에서 닌자터틀은 점점 더 우울함을 느낀다.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건 농구 경기장에서 남들 다 앉는 관중석 대신 천장 VIP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과 그들의 유일한 사람 친구인 에이프릴(메간 폭스 분) 정도다.
어느 날, 악당 슈레더가 감옥을 탈출하고, 인간을 동물로 바꿀 수 있는 의문의 보라색 액체를 손에 넣은 후, 또 다른 악당 크랭과 힘을 합쳐 지구 정복에 나선다. 슈레더를 막기 위해 닌자터틀은 또 한 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히어로로 거듭난다.
악당들과 싸우지만 초점을 맞춘 것은 닌자터틀 4총사의 매력이다. 그들은 빨강, 파랑, 주황, 보라색 등 두건 색깔만큼 다양한 개성을 보여준다. 현재 ‘사춘기’인 닌자터틀은 서로 다른 성격으로 자주 티격태격하며 이색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닌자터틀2’의 최대 강점은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CG와 거침없는 액션, 그리고 순식간에 길거리를 패션쇼로 만드는 메간 폭스의 수준급 변신쇼는 남성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 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한밤의 카체이싱과 낙하산도 없이 비행기에서 비행기로 뛰어내리는 신은 박진감 넘치는 장면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갈등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이 많은 갈등들이 매력적이지도 않다. 이것저것 다 넣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는 것이다.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끊임없이 갈등을 하나씩 추가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 게다가 갈등을 조성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건을 만드는 존스(스티븐 아멜 분) 경관은 입체적인 인물로서 신선함을 주기는 하지만, 능력치에 비해 너무 일을 잘 처리해 마치 존스가 히어로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나마 흥미로운 갈등은 닌자터틀 간의 갈등이다. 인간이 될 수 있는 보라색 약을 손에 넣은 이들이 과연 닌자터틀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또한 12세 관람용답게 친절하게 캐릭터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해주기 때문에 전편을 봐야한다는 부담감도 적다. 다만 12세 관람가이기 때문이었을까. 모든 사건들이 너무나 쉽게 풀리고 허술한 전개가 밑도 끝도 없이 펼쳐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