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곁에 있어도 혼자'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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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 연극의 거장, 히라타 오리자의 ‘곁에 있어도 혼자(隣にいても一人)’가 7월7일부터 31일까지 27일간 극장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연극학자 겸 번역가로 활동하는 이홍이가 번안을, 극단 청우의 이은영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7월19일 공연 후에는 히라타 오리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곁에 있어도 혼자’는 갑작스럽게 부부가 된 쇼헤이와 스미에, 20년차 부부인 요시오와 하루코가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이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과, 거기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와 심리변화를 히라타 오리자 특유의 독특한 시선과 감성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히라타 오리자가 창시한 ‘조용한 연극(quite theater)’의 형식으로 선보이게 된다. 이는 그전까지 일본 연극계를 지배하던 자극적이인 연극에 대한 반발로, 극사실주의적인 특징을 띈다. 일상의 한 단면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며,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맥스나 뚜렷한 결론도 배경음악도 없다. 조용한 연극은 이후 90년대 일본 연극계를 휩쓸며 주류 사조로 자리 잡게 됐으며 히라타 오리자를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극단 청우의 이은영 연출은 “이 작품으로 익숙한 관념을 지양하고, 언어 그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사유와 그로 인한 관계,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나와 마주하고, 세상과 마주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뜻을 밝혔다.

‘곁에 있어도 혼자’에는 극단 청우의 단원인 유성주, 장애실, 백혜리, 그리고 객원 배우인 김두봉 배우가 출연한다.

이윤지 기자 yhb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