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최근 6년간 연평균 60%가량 성장했던 포르쉐가 올해 주력 모델 부진과 공급 불안으로 7년 만에 부진에 빠졌다. 특히 `강남 싼타페`로 불렸던 카이엔 부진과 11월 출시하는 마세라티 `르반떼` 대기 수요가 겹치면서 판매 부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올초 출시한 고성능 스포츠카 신형 `911`과 미드십 스포츠카 `718`을 통해 부진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포르쉐코리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한 1390대를 판매했다. 포르쉐 국내 판매량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상황이 다르다. 주력 차종인 카이엔을 비롯해 전체 라인업 판매가 부진하다. 특히 카이엔 판매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디젤 모델이 미국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고 브레이크 페달 불량으로 리콜을 받으면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 경쟁 모델인 마세라티 `르반떼`가 오는 11월 출시로 확정되면서 고객 매집이 예전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연말 개별소비세 인하 직전 선수요가 발생해 올해 초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모델 판매량만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등록이 준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부터 고객 인도까지 5~6개월 진행되는 포르쉐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법인 수입차 규제 강화가 포르쉐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 들어 5월까지 법인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3만3071대를 기록했다. 포르쉐는 법인 구매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포르쉐코리아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올해 초 목표로 내놓은 `업계 평균 이상` 성장을 확신했다. 올해 초 출시한 신형 911과 신형 718 등 신차효과가 발생해 하반기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근탁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판매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전혀 부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카이엔 경쟁모델이 나오면서 해당 세그먼트(차급) 시장이 확대되면 포르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하반기 물량 수급이 잘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