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리뷰]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과연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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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포스터

전 세계 ‘워크래프트’ 게임 유저들이 기다려온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994년부터 20여 년간 사랑을 받아온 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블리자드는 별도의 영상 팀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여타 게임 회사에 비해 압도적인 비주얼을 과시해왔다. 블리자드가 공동제작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거대한 스케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워크래프트’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세계관을 확장해오며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섬세하고 깊이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거대한 하나의 서사 판타지를 구축했다. 이번에 영화화 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세상의 운명을 건 인간과 오크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그린다. 이번 시리즈는 그 방대한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제작진들은 그간의 노력을 바탕으로 게임 속 거대한 세계를 화면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실제 ‘워크래프트’ 마니아인 던칸 존스 감독은 실제 세트를 통해 영화 속 모든 배경을 창조하길 원했다. 그 결과 90개가 넘는 세트가 제작됐고, 이를 위해 300여 명이 넘는 제작진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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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스틸컷

오크족의 고향 드레노어는 종곡 고유의 문명을 반영해 설계된 공간으로, 이동식 텐트로 대규모 야영지를 만들었다. 인간족의 세상 아제로스는 전체적으로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토대로 제작됐다. 이밖에도 영화의 중심축인 왕좌의 방과 오크족들이 아제로스에 처음 도착하는 장소인 검은 늪, 오크족과 인간족이 처음 맞서는 엘윈숲 등은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오크족의 구현은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다. 2미터가 넘는 오크족을 표현하기 위해서 디지털 작업은 필수였다. 여기에 ‘어벤저스’를 탄생시킨 ILM(Industrial Light and Magic) 스튜디어가 작업에 합류, 120개의 도트 마커를 배치해 배우들의 눈 깜빡임, 움찔거림, 찡그리는 표정등 미묘한 표정 연기까지 전부 잡아냈다. 배우들 또한 ‘오크 트레이닝 캠프’를 통해 캐릭터의 움직임과 특징에 대해 연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크족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처럼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의 시각적인 부분은 흠잡을 곳이 없다. 단지 122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20년이 넘게 쌓은 ‘워크래프트’의 방대한 스토리를 제대로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기에는 버거운 감이 있다. 또 각각의 캐릭터들을 친절하게 소개하기에도 그 내용이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인간족의 고귀한 전사 안두인 로서가 홀로 아들을 키우는 이유는 무엇인지, 오크족의 용맹한 지도자 듀로탄은 호전적인 오크들 사이에서 유독 두각을 드러내는지, 또 가로나가 혼혈 오크로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카드가는 왜 떠돌이 마법사가 됐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3부작을 염두 해뒀다는 것으로는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새로운 판타지 세계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두 종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만으로도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6월9일 IMAX 개봉 예정.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