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옥상거지①] 미국 대륙 횡단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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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옥상거지(김정균, 이옥합, 최상언, 김태성)이 미국 대륙 횡단 버스킹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해 봄 상언은 문득 미국을 가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꿨고, 그해 9월 나머지 네 멤버들에게 이야기 했다. 미국 대륙 횡단에 의미를 갖고 싶어 크라운드 펀딩을 시작했고, 150% 초과 달성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이들의 꿈은 현실이 됐다. 지난 4월5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부터 뉴욕까지 약 한 달간에 거쳐 버스킹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귀국 후 만난 옥상거지는 추억에 젖은 듯, 한 달 전의 시간을 떠올렸다.

◇ “가슴 뛰는 일 생각하던 중 꾸게 된 ‘미국 횡단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최상언이었다.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니 재미있는 삶을 살지 못한 것 같은 회의감이 들었다. 가슴이 뛰는 일이 무엇일까. 막연히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옥합, 김태성, 김정균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에 가자”고 말했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나머지 멤버들은 “그래 가자”라고 말했던 한 마디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상언이가 미국에 가자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안 가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막연하게 얘가 가니까 무조건 가야겠다 생각한 것 같아요.” (김정균)

“장난인 줄 알았어요.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그냥 나도 따라갈게 라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해지고, 얼떨결에 따라가게 된 거죠.” (이옥합)

“고향 아는 형인데, 미국에 갈 건데 갈 거냐고 물어보셨어요. 가겠다고 답하고 생각을 많이 했죠. 저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니 이들과 함께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세 사람의 여행기나 음악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기록하고 싶어졌어요.” (김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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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타뮤직 제공

◇ “크라운드 펀딩 150% 초과 달성, 사명감 생겼다”

막연하게 결정된 미국 대륙 횡단 버스킹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었다. 크라운드 펀딩을 통해 최소경비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크라운드 펀딩이란 개인 또는 조직이 금융권의 도움 없이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활동이다. 옥상거지 미 대륙 프로젝트 크라운드 펀딩이 시작됐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150%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펀딩을 하기로 결정하고, 대의를 찾아야 했어요. ‘우리에게 투자해주세요’라고 말하려면 매력없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되니 처음엔 보류도 했었어요. 버스킹을 하고, 공연을 하고 여행을 하며 남긴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최소경비만 있으면 되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초과달성이 되니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김정균)

“안 좋게 보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했어요.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저희가 자신이 못하는 것을 대신 해준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고등학교 동창을 몇 년 만에 만났는데 저의 계획을 이야기 했더니 눈물을 흘릴 것처럼 이야기하더라고요. 많은 사람이 떠나고 싶은 꿈이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있잖아요. 저희가 그 꿈을 대신 이뤄준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최상언)

옥상거지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해준 후원자를 위해 횡단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며, 앨범증정 및 Thank to에 이름을 기재, 미국에서 실시간으로 영상통화, 후원자의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리워드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프로젝트 도중 영상통화를 한 후원자는, 김정균의 오랜 팬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김정균은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새벽에 노래를 불러야 했지만, 자신을 지금 여기 있게 한 팬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기꺼이 할 수 있었다.

“팬 분과 연락을 하고 있었어요. 병원으로 가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목이 다 잠겨있는 상태에서 멤버들을 깨웠고, 좁은 차 안에서 그분만을 위한 영상통화 라이브를 했어요. 여기에 와서 무언가 남기고,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조금 더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김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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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 /디자인 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