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이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연기한 윤마리는 차지원(이진욱 분)의 첫사랑이자 민선재(김강우 분)의 아내다.
마리의 남편인 선재는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좋은 남편의 표본으로 불리는 사람이지만, 사실 집착하며 아내를 괴롭히는 인물이다. 뒤틀린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사랑이라 믿는 남자에게서 사랑받는다는 것은 결코 기쁠 수만은 없다. 마리는 선재가 자신을 속인 것을 알고 그를 미워하지만, 결국 그의 사랑을 믿고 그가 죄를 모두 털어내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선재의 사랑이 잘못됐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마리의 잘못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저라면 선재가 그렇게까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아요. 마리는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나타나면서 갈팡질팡하기 때문에 선재가 더 혼란스러워 하게 됐으니까요.”
“저는 현실적인 편이라 정으로라도 선재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재보다 마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 같기도 하고, 그의 사랑은 과분하고 감사한 일이니까요. 제가 마리여도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음속으로는 아팠던 감정이 남을 수밖에 없지만 묻어가려고 애를 쓸 것 같아요. 사람을 끊어내는 건 잘 하는 편이지만, 한 번 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계속 용서하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강우 오빠가 사과하는 연기를 할 때면 그 눈이 너무 불쌍해서 용서를 안 해줄 수가 없어요.(웃음)”
초반에 유인영과 달달한 커플의 모습을 선보이던 이진욱은 얼마 후 문채원과 죽음을 뛰어넘은 로맨스를 선보였다. 유인영의 연기 인생에서 손꼽힐 만한 로맨틱한 커플 연기를 펼쳤던 이진욱이기에 그와의 로맨스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을까.
“질투가 느껴지진 않았어요. 왜냐면 저도 남자(김강우)가 있으니까요.(웃음) 장난으로 우리끼리 ‘태국에서 도망다닐 때 왜 여자랑 같이 다니는 거지?’라고 항의하긴 했죠.(웃음) 그들이 달달한 만큼 저는 김강우와 지독한 사랑을 겪었어요. 그들도 달달한 것은 후반 쪽에 시작했기 때문에 부럽진 않았답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각 커플의 사랑 이야기도 그려졌지만, 복수극을 바탕으로 액션신이 유독 많은 작품이었다. 덕분에 배우, 스태프할 것 없이 밤낮으로 고생했다. 다행히 그들의 노력은 시청률로 보답을 받을 수 있었다. 첫 회 3.9%(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던 시청률이 마지막 회는 9.9%로 상승했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도 커졌다.
“우리 드라마는 알콩달콩한 로맨틱코미디와 달리 복수에 관련된 드라마라서 몸 쓰는 신이 많았어요. 남자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죠. 종방연도 연기자들끼리는 평소에도 자주 보니까 스태프분들께 고생했다며 인사드리는 현장이었어요. 시청률도 첫 회보다 두 배 이상이 나왔고,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 나왔거든요. 다들 현장에서 큰 동요는 없었지만 정말 기뻤죠.”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