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영화 View] ‘김선달’&‘검사외전’&‘캐치미’…영화 속 사기꾼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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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검사외전' & '캐치 미 이프 유 캔'& '봉이 김선달' 포스터

사기는 범죄다. 그러나 영화 속 사기꾼들은 범죄의 범위 안에 없는 듯 하다. 여기에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뭔가 달라보인다.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연초 98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검사외전’의 강동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국 고전 설화 속 사기꾼의 대표 아이콘인 봉이 김선달도 여기에 합류했다.

사기꾼이 메인으로 나선 오락영화는 메인 캐릭터가 중요하다. 이들은 천재적인 두뇌와 호감을 주는 외모로 극중 인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유혹한다. 능청스러운 성격과 목표를 이루려는 집요함은 플러스 요인이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하기 위한 이들의 거짓말도 재미를 준다. 각 영화의 사기꾼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을 알아봤다.사기는 범죄다. 그러나 영화 속 사기꾼들은 범죄의 범위 안에 없는 듯 하다. 여기에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뭔가 달라보인다.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연초 98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검사외전’의 강동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국 고전 설화 속 사기꾼의 대표 아이콘인 봉이 김선달도 여기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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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검사외전' 스틸

◇ ‘검사외전’ 강동원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은 허세남발 전과 9범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남다른 사기 재능을 발휘한다. 그는 화려한 말발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 스스로 “내 얼굴은 A급 명품”이라고 말할 정도의 꽃미모로 여성들의 마음을 홀린다.

그는 함께 교도소에 수감됐던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의 도움으로 바깥세상에 나온 그는 변재욱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또 한 번 사기행각을 펼친다. 그는 펜실베니아 유학생인 척 하며 여자를 유혹하고, 선거운동원이 되어 선거유세 현장에서 막춤을 추며 국회의원의 예쁨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검사인 양민우(박성웅 분)마저 속일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상황에 따라 다채로운 변신을 선보이며,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강동원은 코믹과 허세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강동원은 “한 영화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았다. 깡패 역할도 했는데, 깡패라기보다는 양아치 콘셉트의 인물이다. 사투리를 팍팍 쓰면 돼서 연기하는데 나쁘지 않았다. 검사 역할은 잘 안 맞았고, 그 외에 유학생 역할도 해야 했는데, 조금씩 힘들긴 했다”고 전했다.

또한 강동원은 사기꾼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살면서 만났던 사람 중에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말만 번지르르 하는 사람들 있지 않나. 그들을 회상하며 느낌을 가져왔고, 외국분들 제스쳐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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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캐치 미 이프 유 캔' 스틸&캡쳐

◇ ‘캐치 미 이프 유 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디카프리오가 맡은 프랭크는 전학 간 학교에서 교사로 속여 일주일 동안 친구들을 가르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사기꾼 기질을 보인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을 다친 그는 다시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사기꾼이 되어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그는 기자를 사칭해 항공사의 허점을 알아내 조종사로 위장한 후 모든 항공 노선을 무임승차하고, 회사 수표를 위조해 전국 은행에서 140만 달러를 가로챈다. 자신을 잡으러 온 21년 경력의 FBI 최고 요원 칼 핸러티(톰 행크스 분) 앞에서도 정부 비밀요원으로 둔갑해 여유롭게 빠져나온다. 여성들의 심리를 잘 알아서 마음만 먹으면 모든 여자들을 유혹할 수도 있는 그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훔치며 매력적인 사기꾼 캐릭터를 선보였다.

다만 변호사 자격증은 2주간 공부해서 자신의 실력으로 직접 따낼 정도로 머리가 좋은 인물이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을 해낸 때가 겨우 만 17살이었다. 이 사기꾼 이야기는 196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실화로, 프랭크는 최연소 사기꾼으로 기록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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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봉이 김선달' 스틸&캡쳐

◇ ‘봉이 김선달’ 유승호

영화 ‘조선 마술사’에서는 합법적인 사기인 마술로 조선인의 마음을 홀렸던 유승호가 이번엔 조선시대 사기꾼의 아이콘 김선달로 돌아왔다.

봉이 김선달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구전 설화 속 희대의 사기꾼이다. 조선 후기의 평양 출신 선비였던 그는 낮은 문벌 때문에 관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을 방랑하던 중, 권세 있는 양반과 부유한 상인들을 특유의 기지와 속임수로 골탕 먹였으며, 주인 없는 대동강물을 팔아 거금을 챙긴 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박대민 감독은 실존인물인 봉이 김선달을 현대적으로 바꿔 영화화했다. 박 감독은 “사기꾼 캐릭터로서 김선달의 매력에 주목했다. 젊고 섹시한 이미지의 김선달을 만들었고, 여기에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 함께 한다”고 이야기 했고, ‘봉이 김선달’ 홍보사는 “기존 김선달의 지략과 두둑한 배포는 그대로 갖추되, 수려한 외모에 위험과 유희를 즐기는 젊은 남자의 모습을 부각해 매력을 극대화 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는 사기꾼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뻔뻔함과 여유로움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김선달의 능청스러운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사기패로 활약하는 멤버들이 잘 맞춰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봉이 김선달’은 조선 팔도를 누비는 다채로운 사기 에피소드들로 통쾌한 볼거리를 선사하는데, 사기패의 일원인 고창석은 “사기꾼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이 되어 상황극을 펼친다. 즉 사기꾼이면서 유능한 배우 역할로도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유승호는 사기를 치기 위해 왕, 사냥꾼, 선비, 상인, 스님이 되는 것도 모자라 여장까지 도전 했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 / 디자인 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