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초점] 박해진, 다시 한 번 유정선배…‘불명예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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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현우 기자

배우 박해진이 다시 한 번 유정선배로 분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을 통해 유정 역을 맡았던 박해진은 영화 ‘치즈인더트랩’ 출연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8월 tvN 월화드라마 ‘치인트’는 편성 확정과 동시에 누리꾼들의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았다. 인기 웹툰으로 사랑받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폭넓은 독자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박해진은 유정과 가장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일명 ‘치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사전 제작으로 방송된 ‘치인트’는 걱정과 우려와 달리 첫 스타트를 잘 끊었지만, 극 후반부로 가면서부터 산을 타기 시작했다. 극 초반 인물 소개부터 유정과 홍설의 러브라인이 빠르게 전개됐지만, 후반부터 서인호와 홍설의 관계가 부각되며 ‘로맨스릴러’로 시작한 ‘치인트’는 뻔한 삼각관계 로맨스물로 전락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원작자인 순끼 작가는 드라마 대본 작업에 대한 교류가 전혀 없었으며, 결말에 대한 논의 또한 없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반발에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치인트’ 주연을 맡은 박해진은 종영인터뷰를 통해 “유정을 이해하는데 있어 너무 불친절했다. 시청자가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건, 결국 공감대를 사지 못한 것”이라며 순끼 작가에게 직접 사과를 건네기도 했다.

오명만 남긴 채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치인트’가 영화판 제작 소식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영화 ‘치인트’ 제작사 측은 영화 제작 사실을 공식화 하며, 박해진이 유정 역에 캐스팅 됐다고 밝혔다.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 마운틴 무브먼트 스토리(대표 이동호, 황지선)와 중국 한미(상해)영사문화유한회사 공동으로 영화 제작에 나섰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재탄생된 경우는 있었지만, 한 배우가 같은 역할로 다른 장르물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해진은 ‘치인트’ 웹툰을 3번씩 보며 캐릭터에 대해 분석하며 유정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바 있다. 박해진이 다시 영화판 ‘치인트’ 출연을 결심한 것 또한 드라마를 통해 얻은 불명예를 연기를 통해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박해진의 소속사 대표가 국내 제작사의 공동 대표를 맡았다는 것이다. 소속사 대표가 직접 나서 이미 한 차례 드라마로 출연한 동명의 작품을 영화로 제작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 ‘치인트’ 제작사는 “‘치인트’의 팬이었기 때문에 드라마에 대해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중국과 함께 제작을 하는데 모든 것을 맡기게 되면, 마찬가지의 사태가 나타날 거 같아 서포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다. 현재까지 연재 중인 웹툰 ‘치인트’이 스크린으로 옮겨질 경우, 90~150분의 러닝타임 안에 ‘치인트’의 줄거리를 모두 담아내야 한다. 앞서 드라마 '치인트'는 방대한 웹툰의 줄거리를 16회에 담아내는데 실패하며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었다.

영화 '치인트' 또한 시나리오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제작사는 “현재 시놉 단계에 있으며, 원작의 영향이 클 것 같다”며 “순끼 작가에게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약속을 했다. 순끼 작가는 현재 웹툰에만 전념 중이며, 시나리오 마지막 감수 작업에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방대한 웹툰의 양을 어떻게 러닝타임에 맞출 것인지, 시즌제로 갈 것인지는 고민 중에 있다. 현재 웹툰 ‘치인트’ 시즌이 다시 1편으로 돌아가 있다. 유정의 감정을 풀고 계신데, 저희도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 웹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잘 담아내겠다”고 설명했다.

박해진과 그의 소속사가 드라마 '치인트'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팔 걷고 나섰다. 드라마 '치인트'를 통해 적잖은 실망을 느낀 시청자들 또한 다시 한 번 기대를 걸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치인트'가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