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이가 시청률 10%대에 진입하며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바짝 뒤쫓고 있다.
‘미녀와 공심이’는 주인공 공심이(민아 분)와 안단태(남궁민 분), 공미(서효림 분), 석준수(온주완 분)의 실타래처럼 얽힌 네 청춘남녀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린 드라마다.
우월한 스펙에 출중한 외모를 갖춘 변호사 공미와 같은 핏줄이지만 못생기고 스펙 또한 언니에 비해 뒤떨어지는 공심이, 출생의 비밀이 있는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로 변호를 맡아주는 변호사 안단태와 대기업 가문의 핏줄 석준수가 기업과 변호사 로펌이라는 관계 내에서 이야기를 꾸린다. 극중 대기업 비서,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지만 드라마는 변호에 관련한 사건은 조미료로 첨가하고 일상적인 러브스토리, 자매간의 경쟁, 한 남자를 둔 쟁탈전 등을 펼친다.
드라마는 다소 뻔한 스토리와 예상 가능한 전개들이 펼쳐지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특히 주연 배우들이 제몫을 톡톡히 해내는 데 남자 주연 남궁민은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연달아 악역을 맡았다. 배우는 한 흥행 작품에서 이미지가 굳혀지면 지속적으로 그 이미지 하나의 역이 들어온다. 또 다른 색깔의 연기를 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남궁민은 극 초반 변호사 이미지가 지난 작품과 너무 비슷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외적인 스타일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반대로 푸근한 변호사 역을 맡았다. 이어 이전 드라마들에서 볼 수 없던 코믹 연기까지 시도하며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대중이 극히 잣대를 높이 두는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의 연기력 또한 호평을 받고 있다. 민아는 기존 활동하던 걸스데이의 섹시하고 상큼한 이미지를 내려놨다. 그동안 MBC ‘달콤살벌 패밀리’,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으로 연기를 해왔다. 민아는 이번 ‘미녀 공심이’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로, 대체불가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연기력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이미지에 안정된 발성을 베이스에 뒀다. 극 중 맡은 역할은 어느 드라마에서나 그렇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의리 있는 역이다. 다소 너무 드라마틱한 소재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대중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스펙과 환경, 자격지심 등을 소유한 인물로 현 20대 청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민아는 주연으로 홀로 드라마를 이끌고 가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남궁민 특유의 카리스마와 천연덕스러운 연기, 서효림의 감칠맛 나는 앙칼진 연기, 온주완의 댄디하면서도 부드러운 연기가 잘 어우러져 드라마의 조화를 이룬다.
‘미녀 공심이’가 4회 째 방송된 가운데 아직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작은 이야기들을 펼치고 있다. 주말극인 만큼 심오하고 무거운 내용 보다는 온 가족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소재가 큰 인기 비결이다. 또 앞서 언급 했듯이 앞으로 펼쳐질 출생의 비밀, 재산을 두고 벌이는 법정 다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삼각구도 등이 누구나 다 알법하게 드러나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조합이, 알면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백융희 기자 yhb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