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를(lel)이 12번째 싱글 프로젝트 ‘나만 궁금한거니’를 발매했다. 를은 2PM, 나인뮤지스, 허각 등의 곡을 작업한 작곡가로 활동하며,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며 본인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조사 를에서 따온 활동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2012년 첫 EP ‘ㅁ’을 시작으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를은 반전이 있는 뮤지션이다. 작곡가로 활동하며 발표한 아이돌의 곡에서는 느낄 수 없던 분위기를 그의 싱글 프로젝트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같은 사람이 만든 음악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극과 극의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가수. 서정성과 더불어 공격적인 색깔을 동시에 지닌 를은 스스로 자신 안에 여러 명이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누군가의 음악, 그리고 를 음악
“저는 음악을 늦게 시작한 편에 속해요. 건반 세션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와 같은 연주자들을 보며 연주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곡은 항상 로망 같은 것이었는데, 최고의 연주자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편해지더라고요. 그렇게 저의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를은 첫 번째 앨범 ‘ㅁ’ 발매와 함께 싱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물론 작곡가로서 다른 가수들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사이 느낀 갈증을 싱글 프로젝트로 해소했다.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신곡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싱어송라이터 를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대중에게 노출했다. 하지만 를은 본인의 목소리를 담기도, 다른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를 빌려 ‘싱글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었다.
“제가 만들었지만 제가 부를 수 없는 곡이 써질 때가 있었어요. 음악 색깔로 봤을 때 제 앨범을 통해 발매돼야 했기 때문에 피처링을 하게 됐어요. 보컬 색을 맞추며 접근성이 좋을 것 같았고, 보편적으로 듣는 분들이 좋아할 톤을 담는 게 곡을 알리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른 가수의 곡을 작업할 때는 철저히 가수가 어떻게 부르면 무대에서 빛날 수 있을까를 최대한 생각해 만들어요. 제 음악을 할 때는 온전히 저의 이야기를 담게요. 저의 경험과 사상을 음악에 고스란히 옮기는 작업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게 돼요.”
◆ 를과 함께 한 보컬리스트들
를은 자신의 음악을 더 명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보컬리스트를 찾았다. 2PM의 준케이는 함께 작업을 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부탁하게 됐고, 황수영, 백지웅, 마수혜는 소개를 통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
“‘추억과도 이별하려해’는 여러 사람과 녹음했던 곡이에요. 사실 남자가 부르는 곡으로 계속 하려다 듀엣으로 해볼까 하고 생각이 바뀌었죠. 보컬리스트 마수혜와 노래를 해보니 딱 맞는 곡이 됐더라고요. 준케이와 우영이는 2PM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돼 싱글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됐고요. 그 동안 2PM 음악 색에 맞춰 곡을 발표하다 보니 한정된 모습만 비춰졌는데, 기성가수 못지않게 잘 하는 친구들이에요. 이들이 다양한 음악을 발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최근 발매한 ‘나만 궁금한거니’는 그 동안 발매했던 곡과 달리 처음으로 랩 가사가 들어갔다. 앞서 를은 싱글 프로젝트를 통해 주로 사랑과 이별에 관련된 음악만 발매한 를은 이번 신곡을 통해 분위기를 전환했다.
“처음으로 싱글 프로젝트 곡에 랩을 넣었어요. 계속 슬픈 곡을 발매했는데, 분위기를 전환해보고 싶었어요. 이별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사귀기 전 단계의 음악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슈퍼키로는 원래 작곡가인데, 가이드 녹음을 부탁했어요. 하다 보니 톤이 괜찮아서 이번에 가수로 데뷔하게 됐죠. 또 래퍼 wizil은 우영이가 소개시켜줬는데,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친구도 ‘나만 궁금한거니’를 통해 래퍼로 데뷔하게 됐어요.”
◆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뮤지션,를
단어와 단어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조사 를에서 영감을 얻어 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름 때문에 일어난 에피소드도 많았다.
“를이라는 이름 때문에 사고가 여러 번 나기도 했어요. 꼭 다시 물어보시더라고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여러 조사 중에서도 유독 를이라는 조사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더라고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검색이 잘 안되고, 금방 수많은 를에 묻히게 돼서 바꿀까도 생각했는데, 도저히 떠오르지도 않고 이 이름에 익숙해져서 놓지 않기로 했어요.”
그는 올해 가을 정규 앨범 발표를 목표로 음반 작업에 몰두할 예정이다. 그 동안 싱글 프로젝트를 통해 발매된 곡과 그에 어울리는 신곡을 새로 작업 중이다. 작곡가로서도 다양한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며 내면에 담아둔 감성을 표출하고 싶다고.
“정규 앨범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발매한 싱글을 하나의 앨범으로 통합하는데 있어 이질감이 있는 곡은 제외하려 해요. 저의 포지션 자체가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계속 발표하고 싶어요. 감각이 살아있을 때 꾸준히 발표하는 게 목표입니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