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미국行 ‘무한도전’, 해외 특집의 ‘명과 암’

Photo Image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또 한 번 해외 특집을 진행한다.

지난 18일 한 매체는 ‘무한도전’팀이 6월 둘째 주, 미국으로 출국한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어떤 촬영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국행 소식이 전해지자 잭 블랙 특집 2탄, 정준하 벌칙 수행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무한도전’은 이미 네 차례나 미국을 방문했었다. 지난 2009년 뉴욕에서 식객 특집과 갱스오브뉴욕 특집, 악마는 구리다를 입는다 특집, 달력 촬영까지 한꺼번에 진행했고 2010년에는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이 알래스카에 가서 김상덕 씨를 찾았다.

그로부터 2년 후에는 유재석, 노홍철, 하하가 뉴욕을 다시 찾아 타임스퀘어에서 가수 싸이와 함께 ‘강남스타일’ 무대에 올랐었고 이듬해에는 하와이도 방문했다.

미국 외에도 ‘무한도전’은 해외에서 수차례 특집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초창기였던 지난 2006년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아이스원정대 특집을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 일본, 브라질, 케냐 등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특집을 만들어냈다.

‘무한도전’의 해외 특집에서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색다른 장면들이 눈길을 끌었다. 무인도 야자수를 오르며 코코넛을 따먹거나 뉴욕 한복판에서 내복만 입고 달력 촬영을 하는 모습, 알래스카에서 빙어 낚시를 하는 모습 등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웃음뿐만 아니라 코끝이 찡한 감동을 자아낸 특집도 많았다. 지난해 방송한 배달의무도 특집은 멤버들이 가봉, 칠레, 독일 등을 방문해 따뜻한 가족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하하와 유재석이 찾았던 하시마섬 편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냈던 슬픈 역사를 환기시켰다. 이 방송은 인권의 가치를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Photo Image
사진='무한도전' 공식 페이스북

반면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만 남긴 해외 특집도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08년 방송한 인도 특집이 꼽힌다. 거창했던 예고에 비해 본방송에서는 별다른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시청자들에 실망을 안겼다.

작년 방송한 ‘무한도전’ 10주년 앙케트 특집에서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인도 특집을 최악의 특집으로 선택했다. 유재석은 “고생은 많이 했는데 재미도 없었고 시청자들도 실망을 많이 했다”며 “김태호 PD가 정준하에게 처음으로 소리를 지른 특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미국 뉴욕 특집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약 1주일 정도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살인적인 스케줄을 강행하며 자그마치 6주치 분량을 뽑아냈다. 이 과정에서 지쳐 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해졌고 짧은 시간 내 많은 걸 하려다보니 흥미 밀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더불어 정준하와 명현지 셰프의 갈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논란이 겹쳤고 결국 멤버들은 영국 밴드 비틀즈의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개사해 만든 사과 송 ‘미안하디 미안하다’를 부르며 사과를 대신하기도 했다.

Photo Image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이 밖에도 하하와 길의 상식 대결만 기억에 남은 일본 오호츠크해 특집, 다른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었던 브라질월드컵 응원단 특집 등도 굳이 다른 나라까지 가서 촬영하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처럼 다음달 미국에서 촬영하는 특집이 ‘역대급 특집’이 될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해외 특집은 신선한 그림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나라 관련 콘텐츠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무한도전’만의 매력이 사라지고 시청자들은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이번 미국 특집 주제 및 일정, 장소 등 모든 촬영 정보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이번 미국 특집이 베일을 벗었을 때 ‘과연 무한도전’이라는 찬사를 얻을지 제2의 인도특집이 될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