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한 김동호 조직위원장 내정자와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한 목소리를 냈다.
13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의 한 해안가 식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런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동호 조직위원장 내정자,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 연상호 감독, 배우 조진웅 등이 참석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먼저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어온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영화제와 영화계를 대신해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작금의 상황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떠한 정치적 개입과 사회적 이슈 없이 온전히 독립된 영화제로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호 위원장도 올해 영화제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지난 20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어온 표현의 자유를 철저하게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하는 자유를 철저하게 보장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지켜지도록 최선의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간의 갈등은 지난 2014년 9월24일 서병수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다이빙벨’ 상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을 상영했으며, 2015년 12월11일 부산시는 감사원의 요구에 따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등을 고발했다.
2016년 2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자문위원 68명이 위촉됐으며, 서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직의 민간이양을 표명했다. 같은 달 25일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에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됐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의 공방이 계속됐으며, 결국 영화인연대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보이콧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파행을 예측하기도 했다.
결국 제69회 칸 국제영화제를 바로 앞둔 지난 5월9일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화제 성공개최를 합의하고 김동호 새 조직위원장 위촉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의 갈등이 아직 완전하게 봉합된 상태는 아니다. 지난 9일의 합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위한 미봉책일 뿐이다. 새로 조직위원장에 위촉되는 김동호 내정자가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함께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가에 따라 부산국제영화제의 앞날이 걸려있다.
칸(프랑스)=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