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33년의 역사를 접고 미래에셋대우로 재탄생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 법인명을 `대우증권주식회사`에서 `미래에셋대우주식회사`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양사는 이날 미래에셋대우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합병은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미 지난달 대외적으로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사명은 미래에셋대우로 바꿨지만 이날 법적 개명 절차까지 마치면서 대우증권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우증권은 1970년 옛 동양증권에서 시작됐다. 1973년 김우중 회장의 대우실업에 인수된 후 다시 1983년 삼보증권 흡수합병을 계기로 대우증권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이후 대우증권은 코리아펀드 출시, 민간 경제연구소 설립(1984년), 트레이딩룸 설치(1990년) 등 다양한 `국내 최초` 기록을 세우며 금융투자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하이증권거래소 업무 인가를 취득했고 1995년과 1997년에는 헝가리와 루마니아 은행을 인수해 현지 영업에 나섰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대우증권은 큰 시련을 맞았다. 제일은행이 포함된 채권단으로 넘어간 대우증권은 2000년 채권단의 일원이던 산업은행이 실권주를 인수해 새 주인이 됐다.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에 인수되고 나서도 대외적으로는 `KDB대우증권`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사명을 썼지만 등기상 법인명은 여전히 `대우증권주식회사`였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1월 합병을 마무리해 통합 미래에셋대우로 재탄생한다.
합병계약에 따르면 합병 기일은 오는 11월 1일로 애초 계획에서 1개월 정도 늦춰졌다. 양사는 이에 앞선 10월 20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최종 승인한다. 합병등기는 11월 4일이 목표고 미래에셋대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28일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합병 법인명에 `대우`란 이름을 남겨둔 것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위상을 떨쳐온 대우증권의 계승자를 자처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증권이 갖는 한국 증권사의 역사성을 고려하면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며 “과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를 새 사명으로 선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