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이제훈②] 극장에 가는 게 가장 행복한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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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J엔터테인먼트

최근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인터뷰에서 만난 배우 이제훈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인터뷰에서 이토록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편이긴 하지만, 영화 이야기를 하는 자리는 미치겠어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많이 배우는 것 같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 자리가 소중해요.”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그의 자세는 순수한 영화학도와 같았다. 그리고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딱히 계기가 있었던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영화가 좋았고 자연스러웠어요. 가장 큰 이유는 집 근처에 비디오 가게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박신양 선배가 나왔던 ‘유리’(1996)나 김기덕 감독님 작품을 봤었을 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게 영화인가’란 생각을 하곤 했죠. 그런 감성들이 어릴 적부터 쌓였던 것 같아요.”

“사실 연기 하는 것보다 가장 행복할 때는 극장에 가는 순간이에요. 힘들고 지칠 때 영화 보러 가는데, 힐링이 돼요. 영화 보는 것 자체가 두근거리거든요. 아직까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스스로에게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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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차가 된 이제훈은 군대에 있으면서 자기 점검의 시기를 갖고 자신을 돌아봤다. 그리고 그는 단순히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닌 영화를 만드는 적극적인 영화인이 되기로 했다.

“군대에 있을 때 제가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고 배우의 길을 걸어왔는지 반성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잡게 됐어요. 그동안 제가 했던 작품 중에는 저와 잘 어울렸던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역부족인 작품도 있었다고 봐요. 그리고 완벽한 작품을 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를 기다리는 배우가 되지 말고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가 참여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죠. 좋은 아이템이나 작가, 감독님이 있다면 ‘으쌰으쌰’ 해서 함께 만들어 가려고요.”

좋은 이야기를 찾고 싶은 갈증은 그를 성장시키고 있다.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자기만의 제작사를 가지고 작업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그 역시 배우이자 좋은 작품을 관람하고 싶은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제가 배우니까 연기만 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현재 이야기를 직접 써보기도 하고 미비하지만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주고받으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연출은 아직 자격이 없기 때문에 제가 더 원숙해지고 온전하게 책임질 수 있는 그릇이 됐을 때 실천하고 싶어요. 다만 같이 만드는 사람과 유기적인 소통을 하고 싶고, 여러 가지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