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h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 문제에 건강한 시선을 던지다 (종합)/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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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다양한 여성의 시선을 전달하며 건강한 영화제로 성장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아트홀에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SIFF) 기자회견에는 이혜경 명예 집행위원장, 김선아 집행위원장, 조혜영 프로그래머, 강바다 프로그래머, 홍보대사 배우 김아중 등이 참석했다.

SIFF는 6월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메가박스 신촌 네 개 관에서 27개국 118편의 초청작이 상영된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슬로건에 맞게 제18회 SIFF는 보다 선명한 여성영화를 제시하는 데에 프로그래밍 목표를 뒀다. 작품들은 여성의 눈으로 인생, 사랑, 역사, 사건 등을 보는 것이 무엇이며, 기존의 관점과는 어떻게 다른가 등 그 차이에 집중한다. 개막작 ‘서프러제트’와 같이 여성의 투표권을 다룬 영화를 비롯, 일본군 위안부 섹션을 따로 마련해 여성사에도 접근했다.

프랑스 여성 영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조혜영 프로그래머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120년 역사를 가진 프랑스 영화사를 소개한다. 첫 여성 감독이자 첫 극영화 감독인 알리스 기블라쉐 감독의 작품을 상영한다. 이외에도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스타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두 종류의 특별한 공연을 통해 깊이 있는 영화 감상이 가능하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인 업사이클링 시네마 이벤트에서는 과거의 영화들을 각색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킨다. 김선아 집행위원장은 “개막식 때 알리스 기블라쉐의 무성영화를 피아노 연주와 함께 상영한다. 또한 1962년작 홍은원 감독의 ‘여판사’ 중 일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대본을 낭독하는 시간을 갖는다. 연출로는 한국 대표 여성 감독인 임순례 감독이, 여판사 역할로는 배우 한예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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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또한 김선아 집행위원장은 ‘쟁점’ 섹션을 통해 여성 문제에 대해 쟁점화시켰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현재 쟁점이 무엇인지 짚어보는 부분이다. 이번엔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극장’으로 정했다. 근래에 여러 국가에서 위안부를 다룬 영화가 많이 제작됐다. 필리핀 위안부에 관한 내용을 독일 감독이 만드는 등 다양하다. 여섯 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포럼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퀴어 레인보우 섹션에 대해서는 “레즈비언 영화인 ‘캐롤’ 같은 영화가 흥행하는 현상이 있는데 전세계적인 현상인 것 같다. 예전에는 퀴어 영화로 다큐멘터리나 실험영화 등 관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작품이 많았다면 이번엔 시대물, 코미디,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물이 준비돼 있다. 올해엔 한국 영화가 강세를 이룬다. 성소수자들의 혐오를 기록한 ‘불온한 당신’ ‘연애담’ 같은 영화도 있다. 레즈비언을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이외에도 완성도 높은 여러 단편들이 준비돼 있다. 국가도 필리핀, 스웨덴, 미국, 영국 등 다양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 외에도 피치 앤 캐치,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등이 독립 섹션으로 진행돼 한국 여성감독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장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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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SIFF 홍보대사인 페미니스타는 2년 연속 배우 김아중이 위촉됐다. 그는 “여성영화제 취지는 여성의 가치를 높이고 함께 즐기자는 것이다. 나 또한 이런 것에 동의한다”며 “현재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적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영화제가 장편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드시는 분들이 여성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은데, 여성영화제를 통해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혜경 명예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계에서 표현의 자유을 묻는 질문에 “우리 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영화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예민한 문제지만 다룬다. 물론 젠더가 아닌 정치적인 부분은 고려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불온한 당신’ ‘야근 대신 뜨개질’ 등과 같이 한국의 급진적인 다큐멘터리가 많다. 세월호, 사회적 기업 등을 다룬 작품도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논의의 불을 붙이고, 공론화시키는 것은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그 자리를 마련해주는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과 아시아 지역의 국제여성영화 네트워크를 소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설립된 영화제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