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 View] 이소라의 진심, 그리고 ‘소통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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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소라의 라이브 공연을 지하철에서 볼 수 있다니. 최근까지도 휴대폰를 없애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그였다. 오로지 앨범 발매와 자신의 단독 콘서트를 통해서만 모습을 나타냈던 이소라가 V앱에 나타났다. 이소라가 변한 것이다.

이소라의 브랜드 공연이라 할 수 있는 소극장 콘서트 ‘봄’이 4년 만에 열린다. 그는 공연을 9일을 남겨놓고 네이버 V앱을 통해 라이브 공연 ‘그녀 풍의 봄’을 9일 밤 생중계로 진행했다.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번 방송에서 이소라는 ‘봄’, ‘별’, ‘Track3’, ‘Track9’, ‘Track11’ 등을 부르며 생애 첫 V앱 방송을 무사히 끝마쳤다.

이소라는 대중에게 친숙한 가수였다.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했으며, 2001년부터 2006년까지 MBC FM4U ‘이소라의 음악도시’ DJ를 맡기도 했다. 또 2011년에는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자신의 가창력을 입증했다. 이후 라디오를 잠시 진행했지만, 방송이나 별다른 활동은 하지 않았다. 이후 이소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014년 정규 8집을 발매하며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지만, 일각에서는 동료들이 인터뷰나 방송을 통해 ‘이소라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소라가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등 그의 소식을 대신 전할 뿐이었다. 그런 그가 2년 만에 V앱을 통해 돌아왔다. 팬들 또한 그의 이례적인 활동에 놀라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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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는 이날 “모든 게 달라진 상태에서 세상을 살아보니 따뜻한 마음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또한 “V앱의 존재를 몰랐지만,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우연히 웹 서핑을 하다 볼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보다 수척해진 모습이었으나, 조곤조곤 이어가는 그의 말 한 마디에서는 팬들을 향한 진심이 묻어났다. 휴대폰으로 그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있다는 것이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소통 방식에 변화를 준 이소라의 진심과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궁금했다. 그가 V앱에 출연하게 된 이유가.

이소라 소속사는 “팬들과 오랜만에 만나게 됐는데, 방송에 출연하기에는 정해진 틀도 있고, 맞춰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보이는 라디오라고 해야 할까? 편하게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사연을 보내주신 분 중 100여 명을 초대해 같이 대화하고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 공연을 공개한다는 것보다 팬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만 집중하셨다. 이 방송으로 인해 외부 많은 사람에게 홍보한다는 생각을 안 하시는 분이다. 이소라가 V앱에 출연한다는 것이 모바일로 소통하자는 것과는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소라는 그동안 팬들과 따로 모임을 하거나 소통하는 이벤트를 가진 적이 없었다. 공연장에서의 만남이 전부다. 이날 방송 중 이소라는 20년 전 팬에게 선물 받은 한 권의 책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팬의 이름과 별명까지 기억하고 있었으며, 11년 전 선물 받은 책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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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가수 본인이 홍보의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외부적으로는 공연을 앞둔 가수의 V앱을 접하게 되면 자연스레 홍보가 되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홍보 마케팅이 방송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플랫폼의 접근성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연관계자 A씨는 “이소라가 대중 친화적인 뮤지션은 아니지만, 과거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다. 하지만 ‘나가수’ 이후로 접점이 없다 보니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소라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습들로 대중에게 다가가려 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통해 기존 팬들이 돌아오고, 또 새롭게 유입되는 팬들도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접근성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씨는 “그동안 TV 출연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양한 매체 중 하나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번 공연 티켓 판매율이 초반에는 40% 정도로 4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며 “하지만 V앱 방송 예고 등 노출이 되다 보니 티켓 판매율도 70%까지 높아졌다. 이소라도 움직여야 하는 음악 시장이 되어버린 것이 씁쓸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소라는 ‘그녀 풍의 봄’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인정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인해 밝아졌지만 시간이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자신이 떠날 때 제 노래라든가 이야기들이 세상에 남아 말로 전하지 못한 따뜻한 기억들이 위로가 되길 원한다고 소망했다. 이소라에게 소통의 수단과 방법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긴 공백 속 그에게 찾아온 변화를 인정하고 음악을 통해 진심을 전하기 위해 돌아온 이소라가 그저 반갑기만 하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