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오디오를 통해 자동차 소음을 줄여주는 첨단소음제거(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기술이 자동차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실내에서 정숙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다 방음·흡음재 사용까지 줄일 수 있어 자동차 경량화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급차량에만 장착됐던 ANC 기술이 최근에는 어코드·말리부 등 중형세단까지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 ANC는 방음·흡음재를 사용해 NVH(소음·진동)를 줄이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전자기기와 스피커를 사용해 소음을 중화하는 기술이다. 방음재는 모든 소음을 차단하지만 ANC는 특정 소음을 골라 반대 음파를 보냄으로써 탑승자가 소음을 느끼지 못하도록 한다. 헤드폰에 적용된 소음제거(Noise Cancellation) 기술과 개념이 유사하다.
엔진 소리, 노면음, 풍절음 등만을 골라 소음을 줄이고 탑승자끼리 대화나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는 그대로 유지시켜준다. ANC 자체가 방음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방음재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같은 양의 방음·흡음재를 사용해도 ANC를 적용하면 훨씬 더 정숙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경량화, 종국에는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떠올랐다.
게다가 ANC가 기본적으로 졸음을 유발하는 저주파 소음을 주로 제거하기 때문에 안전 운전을 위한 기술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ANC는 프리미엄 카 오디오 기술 중 하나로, 프리미엄 카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보스·파나소닉 등이 보유하고 있다. 엔진 소음을 없애는 기술은 보스가, 노면음을 없애는 기술은 하만이 가장 먼저 개발해 최근에는 프리미엄 오디오 업체 모두 대부분의 요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들 기술을 채택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경부터다. GM 캐딜락, 포드 링컨, 닛산 인피니티 등 고급브랜드를 중심으로 채택됐다. 최근에는 쉐보레 말리부, 혼다 어코드, 닛산 맥시마 등 중형세단에도 적용돼 주목을 받았다.
보스는 캐딜락·인피니티 등에 공급 중이다. 하만은 2014년부터 할로소닉이라는 이름으로 소음관리 솔루션 브랜드를 통합했으며 BMW·크라이슬러 등에 채택됐다. 파나소닉은 혼다를 비롯해 포드 링컨 브랜드용으로 ANC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소프트웨어·반도체 등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차량에서 프리미엄 오디오를 채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오디오 수요가 높아지면서 소음을 없애주는 ANC 기술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