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뮤지션 주윤하의 ‘작은 배려’와 ‘뚝심’

Photo Image

5월 어느 비 오는 금요일, 우연처럼 주윤하의 정규 2집 ‘카인드(Kind)’가 우리 곁으로 왔다. 외롭고 고독하지만, 친절하고 따뜻한 주윤하의 목소리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마저 반색하게 한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처에서 주윤하의 정규 2집 ‘카인드’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축축히 젖은 골목을 지나 마주한 공연장은 주윤하의 음악과 꼭 닮아있었다.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묵직한 그의 저음처럼 따뜻했다.

본격적인 쇼케이스에 앞서 미래광산 고민석 이사는 주윤하를 만나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계기와 이번 앨범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고 이사는 “이번 앨범은 2달 반 정도에 거쳐 만들어졌다. 그를 처음 만난 날 10곡이 준비 돼 있다며, 음질이 안 좋은 MP3로 처음 듣게 됐다. 가사도 없는 상태였는데 즉석에서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1시간에 거쳐 모두 설명해줬다. 큰 감동을 받았고, 이 가수와 함께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윤하에 대한 자랑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녹음 하는 과정을 보면서 확신이 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너라는 느낌 보다 최대한 뮤지션을 존중한 작업이었다. 누군가의 음악을 지켜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주윤하를 소개했다.

무대에 나타난 주윤하는 이날 ‘올라잇(alight)’, ‘두 손’, ‘같이 있자’, ‘소년’등을 선곡하며 정규 2집 발매 이후 첫 라이브 무대를 공개했다. 아직 신곡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던 주윤하는 순식간에 곡에 몰입하며, 이번 정규 2집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주윤하는 ‘카인드’에 대해 "2집의 성격을 혼자하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는데, 굉장히 딥(deep)한 음악을 많이 만들었다. 가뜩이나 힘들고 바쁘게 사는데 짐을 덜어주지 못할망정, 짐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많이 걷어냈다. 여러분의 생활 사이클에 폐가되지 않도록 개인적으로 밝은 음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Photo Image

주윤하에게 이번 앨범은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새로운 회사를 찾은 후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과 함께 하게 된 것. 미래광산 또한 주윤하의 의견을 존중했고, 서로의 배려 속에 탄생한 ‘카인드’는 어느 앨범 보다 완성도가 높다.

더 클래식의 박용준이 스트리밍 편곡을 맡았고, LA 더 빌리지 스튜디오에서 박인영과 함께 스트리밍 녹음을 진행했다. 또한 이종학 엔지니어가 믹싱을, 마스터링은 일본에서 진행 됐다.

주윤하는 “예전부터 같이 해온 멤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고, 최고의 엔지니어로 활동한 이종학 선배가 본인의 작품처럼 마음을 담아 작업 해주셔서 감사했다. 또 더 클래식의 박용준 선배가 스트링 편곡을 해주셨는데 곡을 들으시고 대 편성을 해야 된다고 하셔서 LA에 가셔서 박인영 씨와 함께 녹음을 진행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주윤하는 지난 4월29일 ‘카인드’를 오프라인을 통해 10곡이 수록된 앨범을 선공개 했고, 6일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고!’, ‘소년’, ‘굿바이(Good bye)’를 제외한 7곡만 발매했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2곡은 오는 13일에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며, 나머지 1곡은 아직 발매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주윤하는 이례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순차 발매한 것에 대해 “디지털 음원 시대가 되며 1년 가까이 수고한 것들이 타임라인이라는 곳에서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 정도 간다. 앨범을 낸 사람조차 일주일 후에 그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숨 가빠진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앨범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잠시나마 혼자만 아는 시간을 같이 나누고 싶었다는 욕심, 나중에 공개하면서 개인적으로 제 앨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며 “남들 보다 조금 더 오래 온라인에서 이야기 할 예정이고, 그런 이유로 이번 앨범을 이렇게 발매하게 됐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바라볼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인드’는 자신의 음악을 기다리고, 기대해주는 팬들을 위한 뮤지션의 작은 배려와 뚝심이 고스란히 담기며 가장 주윤하다우면서도, 그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또 한 걸음 나아간 주윤하. 그의 바람대로 한 곡 한 곡 꼭꼭 씹어 들으며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한편 주윤하는 오는 6월1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Photo Image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