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대표 해외 로케이션 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종영했고 ‘히트메이커’가 새롭게 편성됐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해외는 왜 나갈까. 해외 로케이션의 프로그램은 일단 이국적인 풍경을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이국적인 풍경 외에도 감동을 주거나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줘야 한다.
JTBC의 예능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하 ‘내 친구의 집’)는 지난 2014년 JT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스핀오프로 시작했다.
‘내 친구의 집’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4월29일 방송에서 블레어는 “‘내 친구의 집’을 흔히 여행 방송이라고 하는데, 사실 가족 문화를 알려주는 방송이었다”고 말한 것처럼 친구들의 고향에서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며 과거까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이런 ‘내 친구의 집’이 시즌1 종영이라는 이름 아래 끝이 났다. 앞서 ‘내 친구의 집’은 여러 방송에 밀려 이리 저리 치이며 수시로 시간대가 바뀌었다. 토요일 8시30분, 토요일 9시50분, 수요일 9시30분, 일요일 9시40분, 금요일 11시 등이 ‘내 친구의 집’이 방영했던 시간이다.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본방송을 놓쳤고, 시청률이나 화제 면에서도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마지막 미국 편마저 다른 시간대에 편성되며 최저 시청률을 경신하고 말았다. 콘텐츠의 문제로 보기엔 방송 시간대 등이 더 큰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종영은 아쉽다. ‘내 친구의 집’의 종영 원인은 무엇일까. JTBC 관계자는 “한 번 촬영하는데 해외에 일주일씩 갔다 온다. 게다가 제작진들은 사전 답사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가려고 했을 때 국외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배우들 역시 이 프로그램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스케줄도 있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이 필요했다”라며 “쉬는 시간을 갖고 재충전을 하려고 한다. 콘셉트 등을 재정비하면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고 전했다.
JTBC 관계자는 종영이 아니라 시즌1 종영이라 말했다. JTBC 관계자는 “시즌2는 올해 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새로운 프로그램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케줄에 따라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마지막 방송에서 미카엘은 “불가리아에 가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고, 장위안은 “시즌1 끝나고 시즌2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처럼 시즌2에서는 더 많은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더 많은 경험을 쌓기를 기다려본다.
그러나 의아하게도 ‘내 친구의 집’ 후속으로는 그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6일 오후 신규 예능프로그램 ‘히트메이커’가 첫 방송하는 것. ‘히트메이커’는 가수 슈퍼주니어 강인, 정진운, 정준영, 이철우 등 스타일 아이콘 4인방이 해외를 여행하며 각 나라에서 유행하는 신종 레포츠에 도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내 친구의 집’이 JTBC의 대표 해외 로케이션 프로그램이었고, ‘히트메이커’ 역시 그렇다. ‘내 친구의 집’이 친구의 고향에 가서 친구가 자랐던 환경을 본다는 명목 하에 해외를 나가야만 했던 당위성이 있었다면, ‘히트메이커’는 꼭 그런 것 같진 않다. 또한 ‘내 친구의 집’이 기존의 끈끈했던 멤버들이 함께 했다면 ‘히트 메이커’는 처음부터 관계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게다가 ‘내 친구의 집’은 ‘비정상회담’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참여해 다양함을 보여줬고, 스핀오프답게 두 프로그램에서 서로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면 ‘히트 메이커’는 다소 평범하다.
‘히트메이커’를 후속으로 편성한 이유에 대해 궁금했다. JTBC 관계자는 “후속으로 편성했다기보다 두 프로그램을 따로 봐야 할 것 같다. 비슷한 포맷이지만 ‘내 친구의 집’은 시즌 종영했고, 빈자리가 생겨났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될 수밖에 없는 것은 시청자 층이 비슷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JTBC 관계자의 말처럼 ‘내 친구의 집’과 ‘히트메이커’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며, 비슷한 포맷을 가지고 있다. 물론 ‘히트메이커’는 스포츠 액티비티에 도전한다는 새로움을 주지만, ‘내 친구의 집’을 대체할 만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내 친구의 집’ 시즌제도 나쁘지 않지만, 시즌2가 방영된다 하더라도 스케줄 문제 등은 그때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가서 많은 분량을 찍되, 똑같은 멤버들이 계속 나가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회담’ 출연자 중 매번 새로운 멤버를 뽑아서 찍는 방법은 어떨까. 그럴 경우에 ‘똑같은 멤버만 간다’, ‘새로운 '비정상회담' 멤버들도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요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