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데뷔한 바이브는 올해로 벌써 15년차 중견 듀오가 됐다. 두 사람은 여전히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동시대 함께 활동했던 가수들이 많이 사라져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신인 때 함께 활동했던 실력 있는 가수들이 요즘에는 많이 볼 수 없어 안타까워요. 저희 데뷔했을 때는 빅마마, 휘성, 김범수 등 얼굴 없는 가수로 알려졌지만 실력파 보컬들이 많았거든요. 그에 비해 요즘은 아이돌 그룹들이 많이 생기면서 퍼포먼스 측면에서 많이 다양해진 것 같아요.” (윤민수)
“얼마 전 휘성 씨와 듀엣 콘서트를 함께 한 적 있었는데 감회가 새롭고 재밌었어요. 옛날 얘기도 할 수 있었고 팬들도 같이 늙어가다 보니 정말 재밌었죠. 이제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기기를 바라요. 예전에 함께 활동했던 분들도 다시 나오셔서 다시 한 번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류재현)
물론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듀오지만 기존 바이브의 앨범에서 류재현은 프로듀싱에 중점을 뒀고, 보컬은 윤민수의 비중이 높았었다. 하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류재현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이번 노래들에 류재현 씨의 보컬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처음 바이브를 알렸던 곡이라든지 그동안의 히트곡들을 생각해보면 모두 류재현 씨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노래였어요. 그래서 보컬을 많이 시켰는데 짜증을 많이 내더라고요. (웃음)” (윤민수)
“노래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프로듀싱과 보컬 녹음을 동시에 하려면 체력적으로도 정말 힘들어요. 어떤 분들은 저의 보컬 비중이 별로 없어서 제가 섭섭해 한다고도 생각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류재현)
최근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바이브 또한 SBS ‘판타스틱 듀오’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음악 예능과 관련해 윤민수는 류재현을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 출연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게 소망이 있다면 류재현 씨를 ‘복면가왕’에 내보내고 싶어요. 류재현 씨가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저도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나가서 이슈 좀 만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웃음)” (윤민수)
바이브의 노래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실적 소재를 다룬 곡들과 자신의 경험담을 쓴 곡들이 많다. ‘시집가서 잘 살지 그랬어’, ‘좋은 오빠 동생으로만’, ‘그토록 믿었었던 그 여자가 시집가던 날’, ‘압구정 4번 출구’ 등 모두 실제 있었던 일들을 주제로 쓴 곡들이다.
“평상시에도 뭔가 얘기하다가 떠오르는 게 있으면 메모해놓고 나중에 그것과 맞는 곡들을 쓰는 편이에요. 마냥 사랑한다는 노래를 못 부르겠더라고요. ‘시집가서 잘 살지 그랬어’ 같은 곡도 누군가가 직접 겪었던 일이었고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들을 노래로 만든 거예요. ‘압구정 4번 출구’도 성형에 관한 얘기인데 그에 맞게 린 씨가 불러주셨죠. (웃음)” (류재현)
류재현은 바이브 노래뿐만 아니라 그룹 SG워너비 ‘살다가’, FT아일랜드 ‘사랑앓이’, 다비치 ‘미워도 사랑하니까’ 등 다른 가수들의 히트곡도 많이 배출해냈다. 프로듀서 류재현은 바이브 류재현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고 다른 가수들 곡 작업할 때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던 것 같아요. 바이브 곡 작업 때나 노래를 부를 때 상대적으로 숲을 보지 못하는 느낌이었어요. 원래 남의 잘못된 점은 잘 보이는데 정작 내 허물은 잘 못 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어쨌든 지금은 바이브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류재현)
“예전 저희가 앨범을 많이 냈던 당시 류재현 씨에게 곡 의뢰가 굉장힘 많이 들어왔어요. 그때는 류재현 씨가 다른 가수들에게 노래를 많이 주다 보니 정작 우리 것을 깎아먹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계속 옆에 지켜본 결과 지금은 다른 팀들에게 곡을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콜라보레이션도 어렵지 않게 하게 된 것 같아요.” (윤민수)
앞으로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자주 호흡하겠다고 전한 바이브는 끝으로 자신의 노래들을 즐겨 듣고 항상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 감사 인사를 남겼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늘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류재현)
“항상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응원뿐만 아니라 쓴 소리도 많이 남겨주시고 바라는 것 있다면 언제든지 저희 SNS에 올려주세요. 여러분들이 있기에 저희 바이브가 있습니다.” (윤민수)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