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에너지시장 문이 한국에 활짝 열렸다. 상당기간 외부 교역이 멈췄던 만큼 자국 성장동력을 에너지 시스템 개선·업그레이드에서 찾고 있다.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로 지목됐다. 산업 성장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분야에선 향후 10년간 5000억달러 투자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현지시각) 이란 석유부와 양국간 석유·가스 교역확대, 플랜트·인프라 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앞으로 열릴 이란 에너지인프라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나라는 1975년 최초 진출 이래 사우스파 가스전 1∼12단계 등 주요 사업에 참여하했으나 제재가 본격화된 2009년부터 수주실적이 급감했던 터라 향후 이란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우리 기업은 바흐만 정유시설(20억달러),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15억달러), 박티아리 수력발전(19억달러) 등 총 19건, 236억달러 규모 사업참여를 추진한다.
이란은 2020년까지 석유산업 950억달러(상류 850억달러, 하류 100억달러), 석유화학산업 800억달러, 천연가스산업 100억달러 등 총 1850억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5000억달러를 투자해 세계적 에너지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석유 부문은 2021년까지 하루생산 400만배럴 수준 석유개발·정유플랜트 수요가 공량시장이다. 가스는 가스 플랜트와 파이프라인 건설 등에서 협력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이 대표적이다. 석유화학 분야도 2024년까지 생산량을 현재 세 배로 늘리는 목표를 잡는 등 이란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다. 여기에 반다르 이맘지역에 특별 석유화학 경제지구를 설치해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 가능성도 높다.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이란 에너지부가 전력·에너지신산업 협력 MOU를 교환했고, 한국전력은 이란 전력공사와 스마트그리드 분야 등 10개 MOU 교환하며 본격적인 사업참여를 알렸다.
양국 전력공사는 발전·송배전에서 ESS까지 전력계통 안정화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을 뒷받침하기로 합의하고 전력망 효율 향상, 스마트그리드, 노후 발전소 성능복구, R&D 4대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란은 지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설비부족 전력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에는 가뭄까지 겹쳐 수력발전량에도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발전과 송배전 분야에 설비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송·배전시 전력 손실률도 17.78%나 돼 세계 최고 수준의 손실률(3.58%)를 기록하는 우리나라가 기여할 부분이 많다. 스마트그리드 자동 원격검침인프라 구축도 이란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여서 양국 간 에너지신산업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관공서 냉방부하를 원격으로 제어해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수요관리 시범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협력도 진행된다.
환경 분야에서는 한국환경공단과 이란 폐기물관리공사가 폐기물 매립장 복원사업과 매립가스를 활용한 발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박티하리 수력발전소 사업 가계약 체결 등 화력과 수력발전 부분에서 10건, 58억달러 규모 수주 가능성을 확인했다.
석유·가스 분야 주요 프로젝트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전력분야 주요 프로젝트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