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만 보던 시대가 지난 지 오래다. 다양한 오락 기능과 쉼터 기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영화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도 마찬가지다. 이를 활용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의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 영화관들은 영화 개봉을 기념하며 많은 상품을 준비했다. 특히 개봉 일주일 전부터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영화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상품은 주로 캐릭터 피규어를 장착한 텀블러와 함께 팝콘, 콜라 세트와 같은 푸드토이(Food Toy)로 구성되어 있기에 팬들은 팝콘이 아닌 피규어를 얻기 위해 팝콘을 구매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장 다양하게 준비한 것은 CGV다. CGV는 지난주 피규어가 텀블러에 장착된 콜라와 함께 팝콘 콤보를 판매했다. 피규어는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윈터솔져, 블랙 펜서, 블랙위도우 5종 중 2종을 선택할 수 있다. 이어 영화 개봉일인 지난달 27일부터는 푸드토이 외에도 피규어, 실생활용품까지 판매를 시작했다.
CGV 관계자는 “앞으로 또 다른 상품이 나올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해당 상품은 판매가 소진되면 판매를 완료할 예정이다. 판매 수량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마블은 마니아가 많은 만큼 사실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개봉 전에는 해당 영화를 보러오는 것이 아니니까 판매가 많이 되지 않지만, 개봉 이후엔 많이 판매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시네마는 다른 영화관에서 실사형 캐릭터를 만든 것과 달리 만화형 캐릭터와 스탬프가 추가된 피규어로 차별화 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판매 전 논의 할 때 실사 상품으로 진행할지, 캐릭터화 상품으로 진행할지 고민을 했었다. 타 사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캐릭터화 된 형태로의 상품 제작 및 판매를 결정했는데, 캐릭터화 하면서 귀여운 느낌이 생겼고, 더불어 실용성과 재미를 더하기 위하여 스탬프 기능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들은 지난달 21일부터 판매됐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영화 개봉 전부터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영화 홍보와 MD 상품 홍보를 동시에 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개봉 전부터 디스플레이 및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영화와 상품 모두 관객들에게 인지시키고, 붐 업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굿즈 판매가 영화 관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품 때문에 영화가 많이 팔린다는 것보다 영화가 많이 팔리기 때문에 제품이 팔린다고 말해야 인과관계가 맞지 않을까 싶다”며 “보통 본격적인 판매는 개봉 1주차~2주차에 이루어지며 많은 판매 실적을 보이게 된다.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화관과 영화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회사에서 먼저 어떤 영화 또는 캐릭터를 가지고 MD 상품 판매를 할 것인지 결정한다. 그리고 캐릭터 라이센스를 보유한 업체, 상품 제작 업체와의 미팅을 통해 시안을 결정하여 제작이 이루어진다. 완성된 상품이 라이센스 보유 업체로부터 컨펌을 받게 되면, 그 때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GV 관계자는 “우리는 보통 3개월 전부터 영화 사업부 쪽과 협의를 통해 관련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작품 선정은 누가 봐도 기대작인 영화를 선택하며, 주로 애니메이션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다음 상품으로 오는 6월 개봉하는 ‘앵그리버드 더 무비’를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