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휴먼다큐 사랑’ 11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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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제공

‘휴먼다큐 사랑’의 계절, 5월이 돌아왔다.

지난 2006년 시작한 MBC 특집 다큐 ‘휴먼다큐 사랑’은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11년간 자극했다. 우리네 삶을 함께 살아가는 일반인 출연진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다루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신뢰를 쌓았고, 믿고 보는 다큐멘터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그렇다면 ‘휴먼다큐 사랑’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오랜 제작 기간…‘출연진의 신뢰 그리고 믿음’

‘휴먼다큐 사랑’은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그램이다. 1년 중 5월 한 달 내내 방송되는 특집 다큐멘터리기 때문에 충분한 기간을 갖고 공들이는 작품이다. 제작진은 ‘사랑’을 큰 주제로 잡고, 이에 걸맞은 주인공을 찾는 과정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지역 방송, 신문 및 문예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연을 찾고, 제작진이 직접 발로 뛰어 출연진을 섭외한다.

이모현 PD는 “프로그램을 한 지 10년이 지나도 아이템을 찾는 건 어렵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흔쾌히 출연을 허락해주신다. 프로그램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섭외가 결정되면 제작진은 그들의 삶에 서서히 개입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사연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위해 출연자들에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만든다. 혹여나 이들이 카메라를 의식하고 행동할 수 있기에, 제작진은 드러내놓고 삶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삶에 직접 개입해 이야기를 끌어내기보다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삶을 살게 만든다’는 선을 지키고 있다.

제작진의 이런 배려는 출연자들의 마음을 열게 한다. 단순히 카메라에 삶을 담아내기보다 제작진과 출연자의 마음과 마음이 닿게 되며 신뢰가 쌓인다. 그 과정에서 출연자들은 제작진에 자신의 삶을 허락하고, ‘휴먼다큐 사랑’은 진정성 있는 그림을 온전히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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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휴먼다큐 사랑 캡처

◆ 진정성 있는 사연…‘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기억될’

출연자들의 삶을 온전히 투영한 ‘휴먼다큐 사랑’은 진한 여운과 감동을 자아낸다. 2016년 ‘휴먼다큐’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2006년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병간호 하며 우연히 본 ‘너는 내 운명’편을 보고 PD가 되기로 했다. 입사 이유에도 ‘휴먼다큐 사랑’을 만들고 싶다고 게재할 정도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컸다. 11년 만에 자신이 꿈꾸던 프로그램을 직접 연출하게 된 조 PD는 머리로 만드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휴먼다큐 사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2006년 당시 방송돼 조 PD를 방송계로 이끈 ‘너는 내 운명’편은 암 투병을 하게 된 연인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며 자신의 사랑을 지켜낸 정창원 씨의 러브스토리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방송된 10주년 특집 편에서는 10년 만에 다시 정창원 씨를 찾아가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가수 이승환은 ‘너는 내 운명’을 시청한 후 삶의 가치관이 밝혔다며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라는 곡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너는 내 운명’은 아시아 TV 어워즈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 캐나다 반프 월드 TV 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인에게도 감동을 선사했다.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상을 수상한 ‘풀빵엄마’(2007)는 故 최정미 씨의 모성애와 시한부 인생인 엄마를 지켜내는 두 남매의 사연으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풀빵을 팔며 홀로 아이들을 돌보던 최 씨는 투병생활에도 불구 웃음을 잃지 않으며 희망을 안겼지만, 방송 이후 사망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13년 방송된 ‘해나의 기적’은 선천성 기도 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해나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 태어났을 때부터 끊임없는 아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해나는 작은 몸으로 희망과 기적을 안겼다. 미국에서 줄기세포 기관지 이식 수술을 받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호흡기를 뗐지만, 갑작스레 건강이 악화돼 결국 세상을 떠났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해나를 위해 후원금을 모았고, 해나가 사망한 이후에는 추모식을 여는 등 해나의 죽음을 함께 슬퍼했다. ‘해나의 기적’을 연출한 유해진 PD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해나 가족의 소식을 전하며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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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제공

◆ 올해도 변함없는 감동...‘사랑의 의미 담는다’

2016년 ‘휴먼다큐 사랑’역시 5월2일부터 5주 동안 5편의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모현 PD는 󈫺년의 첫 회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부담감이 컸다”며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첫 회에 어떤 마음이었는가 돌이켜봤다. 진한 스토리와 감동을 찾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1편 ‘엄앵란과 신성일’은 배우 엄앵란과 신성일의 40년 별거 생활과 더불어 엄앵란의 암 투병으로 인해 변화한 신성일의 사랑을 그려내며, 2편 ‘러브 미 텐더’는 치매 말기에 접어든 60대 노부부의 사랑을, 3편 ‘시간을 달리는 소년 원기’는 국내 유일 소아조로증 환자 원기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4편 ‘내 딸, 미향이’는 ‘휴먼다큐 사랑’사상 최장 기간 촬영한 방송으로 지난 2014년 탈북한 미향이 엄마와 스위스로 입양 간 미향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또한 마지막 편 ‘사랑하는 엄마에게’는 SNS를 통해 만난 사만다 아나이스 쌍둥이 자매가 친어머니를 찾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휴먼다큐 사랑’은 2일 오후 11시 10분 MBC를 통해 방송되며, 5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방송될 예정이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