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 View] 치어걸부터 고양이까지.. 각양각색 ‘걸그룹 콘셉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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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YP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몰레 제공

아이돌 그룹이 컴백할 때 어떤 콘셉트로 대중과 만나느냐는 늘 고민인 부분이다. 그러나 긴 고민 끝에 컴백해도 대중들은 ‘청순’ 혹은 ‘섹시’로 뭉뚱그려 판단한다. 그만큼 차별화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은 더 세세하게, 더 확실한 포인트를 가진 콘셉트를 구성하려 한다. 이번 주 컴백하는 걸그룹들 역시 마찬가지다.
발랄한 치어걸로 변신한 트와이스, 깜찍 대신 성숙을 선택한 러블리즈, 동화 속 요정을 연상케 하는 에이프릴, ‘똘끼’ 충만한 고양이가 된 코코소리까지 이들의 콘셉트는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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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자신문 DB

# 트와이스 – 치어걸 콘셉트
지난 25일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지 투(PAGE TWO)’로 컴백한 트와이스는 치어걸 콘셉트를 선택했다. 타이틀곡 ‘치어 업(Cheer Up)’은 청량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컬러 팝(Color Pop) 장르의 댄스곡으로, 데뷔곡 ‘우아하게’와는 다른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치어리더 콘셉트는 과거 소녀시대, 에이오에이(AOA)가 트와이스보다 먼저 선보였다. 소녀시대는 지난 2010년 초 발매한 ‘오(Oh!)’로 밝고 건강미 넘치는 치어걸로 변신했으며, 에이오에이는 작년 여름 ‘심쿵해’로 깜찍함과 섹시한 매력을 동시에 과시한 바 있다.
이에 트와이스 멤버 지효는 쇼케이스에서 "소녀시대, 에이오에이(AOA)가 훌륭하게 소화해내서 우리만의 색깔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었다"며 "우리는 더 건강하고 발랄한 모습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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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자신문 DB

# 러블리즈 – 마이너 음악ㆍ성숙 콘셉트
‘아츄(Ah-Choo)’, ‘안녕’, ‘그대에게’ 등의 곡을 통해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소녀 이미지로 활동했던 러블리즈는 이번 앨범에서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지난 25일 새 앨범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로 컴백한 이들은 기존 노래들과는 확연히 다른 마이너풍의 타이틀곡 ‘데스티니(Destiny, 나의 지구)’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짝사랑의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태양-지구-달의 관계에 비유해 디테일한 표현들의 가사가 러블리즈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함께 곡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하지만 러블리즈의 콘셉트 변화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데스티니’를 작곡한 가수 윤상은 “러블리즈가 데뷔한 후 발매한 세 장의 앨범이 한 번도 1위를 한 적은 없었지만, 1등을 한다고 목표를 얻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고, 결과물들이 대중들에게 꾸준히 다가가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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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프릴 – 요정 콘셉트
에이프릴은 지난 27일 새 미니앨범 ‘스프링(Spring)’을 발매하며, 치열한 걸그룹 경쟁에 합류했다. 멤버들은 ‘팅커벨’이라는 타이틀곡 제목과 걸맞은 꽃에서 태어난 요정 콘셉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팀명 스펠링 ‘A.P.R.I.L’의 앞 자를 따서 진솔은 ‘살구꽃(Apricot Blossom)’, 예나는 ‘작약(Peony)’, 현주는 ‘장미(Rose)’, 채원은 ‘양귀비(Island Poppies)’, 나은은 ‘백합(Lily)’ 요정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컴백 쇼케이스에서 이들은 “요정 콘셉트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이번 활동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요정은 과거 1세대 걸그룹들이 자주 사용하던 콘셉트였다. SES와 핑클은 요정 콘셉트로 활동했던 곡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영원한 사랑’ 등을 통해 ‘국민 요정돌’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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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자신문 DB

# 코코소리 – 고양이 콘셉트
지난 1월 ‘다크써클’로 데뷔한 여성듀오 코코소리는 독특한 B급 코드로 대중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은 이번 신곡 ‘절묘(猫)해’에서 고양이로 변신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심산이다.
고양이도 최근까지 걸그룹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콘셉트 중 하나다. 티아라 ‘보핍보핍’, 에이오에이 ‘사뿐사뿐’ 등은 고양이의 모습을 묘사한 안무로 대중적인 인기를 끈 곡이다.

코코소리는 지난 26일 열린 신곡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절묘해’ 무대에서 제대로 고양이 콘셉트를 소화했다. 단순히 흉내만 낸 것이 아닌 마치 고양이의 혼이 빙의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들이 티아라, 에이오에이에 이어 새로운 고양이 콘셉트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걸그룹 콘셉트는 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팬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도구”라며 “차별화된 팀컬러는 그룹의 생존에 필수요소라는 점에서 콘셉트 전략의 성공은 곧 팀의 입지를 구축하는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