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은 발 질환의 대명사 격이다. 그 동안 이 두 질환은 하이힐을 많이 신고 과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층의 발 질환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점차 50대 이후에도 많이 발생하는 발 질환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최근처럼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봄철에는 발 통증을 호소하며 정형외과를 찾는 중노년층 환자가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엄지발가락 뼈에 문제가 생긴 무지외반증 환자의 2009년과 2013년 통계를 분석한 결과 70대와 60대 환자의 증가율이 각각 81.8%, 42.5%로 가장 높았다.
또 발바닥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도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50~60대 여성 환자 비율이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50대 여성 782명, 60대 여성 618명 순이었다.
인천 모두병원 이동주 원장은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발 질환은 나아졌다가 재발하는 것을 반복하는 질환”이라며 “중년층 이후 환자의 증가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사회 참여가 늘고, 정형외과에서 적절히 치료받지 않고 방치했던 환자들이 나이가 들어서 재발하거나 악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은 비만, 무리한 운동, 잘못된 생활 습관, 발에 무리를 주는 신발 착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이 두 질환은 일시적으로는 통증이 줄어 들 수 있지만, 통증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자칫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뼈에 연결된 여러 개의 힘줄이 이탈하거나 엄지발가락의 뼈가 바깥쪽으로 변형되고,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부위가 신발에 자극을 받아서 통증을 일으킨다.
무지외반증은 초기에 교정 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을 줄인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면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도 고려한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까지 연결된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이 족저근막은 발바닥 밑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어 발뒤꿈치뼈와 발가락뼈를 연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이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거나 충격을 받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이동주 원장은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발을 가만히 두면 통증이 없고, 발을 디딜 때 찌릿함을 느낀다”며 “아침에 일어 나 첫 발을 내디딜 때 가장 통증이 심하고 점차 생활할수록 나아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족저근막염이 5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높은 연령에 체중이 많이 나가고,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아 족저근막의 유연성이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이 때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족저근막염이 잘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염은 증상에 따라 약물, 물리치료, 주사, 체외충격파, 수술 등으로 치료하는데 최근에는 염증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완화시키는 체외충격파가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그는 “발에 통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을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되거나,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며 “잘못된 자세 등으로 무릎이나 다른 관절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현 기자 (ls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