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방송 view] ‘크라임씬3’, 널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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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tbc 제공

지난 16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휴스턴 영화 영상 페스티벌’(WorldFest Houston)에서 JTBC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2’가 TV엔터테인먼트 경쟁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속칭 레미상(Remi Awards)이라고 불리우는 이 상은 북미에서 에미상, 토니상과 더불어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시즌3에 대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크라임씬’ 팬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크라임씬'은 국내 최초로 'RPG 추리게임'을 표방하며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살인 사건 현장을 재구성한 뒤 용의자가 된 출연자들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포맷으로, 기존의 예능과는 색다른 재미를 선보이며 마니아층까지 형성됐다. 국내에서의 인기는 해외까지 이어져, 포맷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크라임씬’ 해외 유통을 담당하는 포맷전문배급사 스몰월드의 CEO 팀 크레셴티(Tim Crescenti)는 "'크라임씬'은 하나의 사건을 바탕으로 출연진 전원이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 구성은 흔하고 뻔한 예능 프로그램에 지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독특하고 신선한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확신에 찬 '오답'들이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이 점은 ‘크라임씬’이 갖는 가장 큰 힘이다. 안방에 있는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안으로 뛰어 들어오게 만든다. 무대 위에 꾸며진 범죄현장은 꽤나 철두철미하다. 알리바이나 구석구석에 숨겨놓은 단서들은 그 맥이 끊이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각각 탐정과 범인, 용의자가 되어 연기하는 출연진들은 이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각자 맡은 역할과 스토리, 행적,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각기 다르게 제공하며, 모든 출연자들이 범인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을 철두철미하고 면밀하게 만든다.

긴장감이 높고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원활한 추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몰입을 해야 한다. 방송 말미 각자 생각한 범인이 실제로 범인이었을 때는 희열이 생기고, 혹은 범인을 틀렸을 때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는 시청자들이 존재한다. 출연진들과 함께 증거를 찾고 출연진들과 함께 추리를 하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감은 안방극장에서 무대 밖을 넘어 무대 속 가상의 출연진으로 점차 확대되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도 자연히 높아진다.

추리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시청자들과 마주하는 만큼, PD들과 작가들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위해 밤낮 없이 매달렸다. 방송을 준비하고 방송이 나가는 기간 동안 스태프들은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다녀오기 힘들 정도로 촬영에 매달렸다. 단순히 시간만 많이 투자한 예능이 아니었다. 시간을 들인 만큼 탄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예능의 재미는 물론 드라마와 같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와 연출, 배우들 못지않은 출연자들의 연기, 영화급 반전 등 예능과 드라마, 영화의 모든 것을 갖춘 보기 드문 예능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조금 아쉬웠으나,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즌1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추리라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던 ‘크라임씬’은 시즌1 종영 후 다음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시즌2까지 제작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시즌2까지 보낸 ‘크라임씬’의 팬들은 시즌3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크라임씬’ 윤현준 CP는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에 대해 “'크라임씬' 시즌3에 대한 요청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저 또한 ‘크라임씬'이 꼭 끌고 가야 할 JTBC 고유 콘텐츠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제작을 결정하고 나면 5~6개월 정도는 기획에 매진해야 한다. 상당한 인력과 제작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고민할 부분도 많다. 계속해서 회사 내부적으로 상의 중”이라고 전했다.


진보연 기자 jinb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