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탐정 셜록', 평행이론 세가지 '닮아도 너무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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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영화 '탐정 홍길동' 포스터(우), BBC 드라마 '셜록' 포스터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이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극 중 홍길동(이제훈 분)과 영국 BBC 드라마 '셜록'의 탐정 셜록 사이의 공통점을 알아봤다.

'탐정 홍길동'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던 중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 광은회의 충격적 실체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 정의? 목표만을 향할 뿐

홍길동은 사건 앞에서만큼은 잔인하고 집요한 면모를 보이지만 정의 사회 실현의 포부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공무원, 검사 등 갖가지 직업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것은 물론 가택침입, 기물파손 등의 범법 행위를 눈 깜짝 않고 저지른다.

협박은 기본, 여러 자비 없는 방식으로 악당을 벌하는 홍길동을 정의의 사도로 보기는 어렵다. 그가 이토록 사건에 몰입하는 이유는 20년 전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셜록'의 탐정 셜록 역시 자신을 스스로 고기능 소시오패스라고 칭할 정도로 일상에는 관심이 없고,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사회 규범은 가볍게 무시하며 수사에만 매달린다.

# 소통? 먹는건가?

홍길동과 셜록의 공통점은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타인과 소통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철저히 자신 위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어릴 때 사고로 감정 인지 능력을 잃은 홍길동에게는 황회장외 인간관계는 전무하다. 사라진 김병덕을 찾기 위해 동행한 그의 손녀 말순이 단번에 "아저씨 친구 없지 않으냐"고 할 정도로 그는 타인과 관계 맺는 일에 능숙하지 못하다. 셜록 역시 유일한 동료이자 친구인 존 왓슨 외에는 인맥이라 부를 만한 것이 전혀 없다.

# 어려울수록 빛을 발하는 '탐정 본능'

홍길동과 셜록은 정의 실현에 목적도 없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이 매력적인 것은 답이 보이지 않는 사건도 포기할 줄 모른다는 점이다.

김병덕을 찾던 중 검은 조직 광은회의 실체를 마주한 홍길동은 그들의 수상쩍은 움직임에 의심을 품는다. 자신과 관계된 일이 아니라면 눈길도 주지 않는 인물이지만,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는 거대 조직 광은회의 계략은 홍길동의 탐정 본능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음모를 낱낱이 파헤치는 홍길동의 활약은 관객들에게 쾌감을 전한다.

관찰력과 추리력이 뛰어난 셜록 또한 런던 경시청이 수사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찾는 가장 유능한 탐정이다. 그는 모두가 포기한 어려운 사건일수록 더욱 빛을 발해 사건을 해결한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