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김민석, ‘태양의 후예’가 준 선물 ‘연기-동료-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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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우 기자

배우 김민석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김기범 일병으로 출연해 송중기, 송혜교, 진구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극 중 김기범은 강모연(송혜교 분)과 유시진(송중기 분)의 첫 만남의 연결고리로 비중 있는 역할로 ‘태양의 후예’ 포문을 열었다. 불량배 김기범은 유시진과 서대영(진구 분)의 도움을 받고 군입대를 결심, 특전사 일병이 된다. 그는 이후 서대영과, 유시진과의 남남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태양의 후예’ 종영을 앞두고 만난 김민석은 사전제작으로 일찍이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의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연기를 보며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드라마를 보면 형들과 있었던 추억과 장면 장면들이 모두 생각나요.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배우들 모두 몰입해서 촬영했거든요. 결과 또한 좋지만, 저는 형들에게 얹혀 간 걸요. 사실 저는 1부에서 장치 역할을 하고 사라질 줄 알았어요. 너무 감사한 게 작가님께서 기범이를 지켜주시고 계속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반짝하고 없어지지 않아 참 감사해요.”

김기범은 ‘태양의 후예’ 1회에서 불량배로 등장해 서대영의 휴대폰을 훔친다. 휴가 중인 유시진과 서대영은 휴대폰을 찾기 위해 김기범이 있는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유시진과 강모연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이뤄진다. 이후 그는 자신을 도와준 특전사 유시진과 서대영에게 깊은 감명을 받고 군입대를 자처한다.

김민석은 노란머리의 불량배에서 군복을 입은 특전사 일병으로 변신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쟁쟁한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그는 자신만의 김기범을 만들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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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우 기자

“김은숙 작가님의 필력과 좋은 글을 연기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배우하면 안될 것 같다는 각오로 임했어요. 출연이 확정 되고 나서부터는 훗날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출연하게 돼서 좋은데 속은 아닌 거죠. 1부터 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데 좋지 않은 연기로 형들에게 누가 될까 그게 제일 걱정이었어요.”

김민석은 불량배, 아기 새 같은 바보 일병, 소년에서 남자가 되어가는 김기범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 있어 송중기와 진구는 제일 가까이에 있는 교과서였다.

“진구 형은 촬영 전에 리허설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밥 먹다가도 갑자기 대사를 먼저 치기도 하세요. 저를 되게 많이 배려해주시면서 많이 챙겨주셨죠. 태백에서 촬영할 때 직접 술자리를 만드셔서 동생들을 챙기시더라고요.”

김민석은 겪지 않은 것을 해야 했기에 혹여나 가짜 연기처럼 보일까 적지 않은 고민도 있었다. 그리고 그 해답을 현장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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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우 기자

“중기 형은 주인공에도 불구하고 부담감이 크셨을 텐데, 제 장면까지 생각해주셨어요. 정말 멋진 형들이구나. 이 형들과 작품을 같이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행복했죠. 제가 아직 미필인데 군화 묶는 것과 베레모 각도 알려주시고요. 형들이 저를 완전히 일병으로 만들어주셨죠. 7개월 동안 태백에서 군 생활을 하고 온 기분이에요.”

“혜교 누나는 제일 무뚝뚝하면서도 제일 많이 챙겨주셨어요. ‘송데레’라는 별명도 제가 지어드렸는데, 평소에 아무 말 없다가 배우들을 다 불러 소고기도 사주시고, 밥 먹고 있으면 계산해 주고 가는 경우도 많았어요. 이 빚을 언제 다 갚나 싶어요.(웃음)”

김민석에게 ‘태양의 후예’는 우연처럼 만난 운명처럼 큰 선물 같은 작품으로 남았다. 어느 현장 보다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 자신이 어떤 배우가 돼야 하는지도 깨닫게 했다.

“제 매력 중 일부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준 작품으로 남게 될 것 같아요. 특히 기범이는 제 어렸을 때 모습과 비슷했거든요. 평범하지만은 않았던 저를 기범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그런 기범이와 함께 같이 성장하게 됐어요. 아직 방송되지 않았지만, 기범이가 마지막에 보여주는 모습이 지금 제 모습이거든요.”

김민석은 자신이 걸어온 연기 인생 중 ‘김일병’에 불과하다 털어놨다. 이제 막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배워야 할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 진짜 배우, 진실한 사람이 되기 위해 신중하게 배우 김민석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마지막 대답이었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