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세대 기타리스트 3인방, ‘김영소, 이강호, 임형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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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왼쪽부터 김영소, 이강호, 임형빈

‘콜텍문화재단 기타경연대회’ 우승자로 대회서 첫 만남

故김광석 20주기 맞아, ‘김광석노래부르기’ 대상 수상

올해 열다섯 살인 김영소, 이강호, 임형빈 군 등 세 명의 아이들은 ‘기타’로 인연을 맺게 됐다. 국내 유명 대회인 기타경연대회 우승을 거머쥔 세 사람. 함께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단 두 번뿐이지만 이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그 어떤 팀보다 강렬했다. 지난 1월 6일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가 열렸다. 대상은 이 세 명의 아이들에게 돌아갔다. 대회가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간 아이들을 다시 만났다.

“형빈이를 먼저 콜텍 기타 대회에서 만나고 영소도 같은 대회에서 축하 연주를 하러 갔다가 알게 됐습니다.”(이강호)

세 친구는 모두 같은 열다섯이다. 서울실용음악고를 조기 입학한 강호군이 고등학생인 것을 제외하면 얼핏 보기에는 여느 평범한 중학생들과 같다. 보통의 아이들처럼 게임과 축구를 좋아할 것만 같지만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타’이다. 모두 어린 나이에 기타를 시작해 뛰어난 실력으로 국내 기타 대회 우승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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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김영소

콜텍문화재단에서 주관한 기타경연대회가 바로 첫 만남이었다. 연주자가 되기 위한 꿈나무들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아마추어와 매니아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내 대표 기타 대회다. 대회의 MC였던 가수 박학기씨를 이들은 삼촌이라고 부른다. 박학기씨의 권유로 세 아이들은 팀을 꾸리게 됐고 김광석 20주기를 맞은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에 출전해 수상하게 됐다.

“저는 울산에 영소는 광주에 살고 있어요. 강호는 2회, 저는 5회, 영소는 6회에 우승했죠. 서로 동갑이고 기존에 활동하던 카페를 통해 알고는 있었어요. 결정적으로 친해지게 된 건 영소가 콜텍기타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저와 강호가 축하공연을 하면서였어요.”(임형빈)

서로 먼 곳에 사는 세 아이들은 제대로 만난 게 겨우 두 번밖에 되지 않는다. 수천 건의 메시지와 영상통화를 통해 곡을 연습했다. 멜로디를 보이스 메시지로 보내면 그에 맞는 화음을 다시 보이스 메시지로 주고받는 형식이다. 계속되는 연습 이후 세 사람은 김광석의 20주기를 추억하는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에 참가했다.

팀 이름도 지어지지 않아 세 명의 이름을 그대로 팀명에 사용했을 정도다. 영소 군은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세 사람 모두 핑거스타일이라 잘 맞겠지만, 각자의 개성 때문에 마찰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그러나 생각 외로 세 사람의 ‘케미’는 척척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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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이강호

“저는 키도 작고 어려 보여요. 형빈이랑 강호는 생긴 것만큼 어른스럽거든요. 제가 짜증내도 잘 받아줘요. 그래서 연습하면서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어요.”(김영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 대회에서 연이은 수상을 할 수 있었던 건 아이들의 의젓함도 한몫했다. 기타리스트인 아버지 밑에서 공부한 강호 역시 마찬가지다. 기타를 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 세 아이는 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며 의젓하게 미소 지었다.

“왜 없었겠어요. 트러블도 있었죠. 하지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홈스쿨링을 하다 보니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타 덕분에 이렇게 영소와 형빈이를 만나게 돼 감사해요.”(이강호)

“손으로 하는 악기다 보니까 컨디션에 따라 서로 다른 점이 좀 있었어요. 그 점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취미로 음악이론과 기타를 즐기시는데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죠. 오히려 기타를 통해 제 진로가 정해져 있어 한 곳에만 매진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김영소)

“저는 특별히 힘든 건 없었어요. 어렸을 때 작은 손으로 치기엔 조금 아팠던 경험이 있어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강호와 영소네 처럼 늘 저를 지지해주세요. 제가 하고 싶은 건 많이 이해해주시는 편이에요. 평소 제 생각을 많이 해주세요. 저 때문에 입시학원을 하시던 부모님이 음악학원을 차리셨으니까요.”(임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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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임형빈

세 아이들이 친해지게 된 계기는 같은 대회 출신이자 ‘핑거스타일’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타의 멜로디 리듬 화성을 한 대의 기타로 표현하는 핑거스타일은 다양한 음악을 기타 하나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다. 이렇게 똑같은 주법을 사용하는 이들이지만 자신만의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은 각자 다르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형빈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아티스트는 연주가라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작곡 연주 노래 모두 하는 좀 더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대중적인 음악도 하고 싶고요. 아무리 좋은 곡이더라도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곡을 만들어야 들려드릴 수 있잖아요. 그런 곡이 좋은 것 같아요.”(임형빈)

“저는 자유롭게 공연하고 싶어요. 제 롤모델은 토미 엠마뉴엘이에요. 그렇게 여러 지역에서 여행도 하며 공연을 하고 싶어요.”(이강호)

“제 음악 스타일은 리드미컬하고 흥이 나는 음악이에요. 제가 작곡한 곡들도 대부분 그런 곡이에요. 요즘 음악 같은 스타일요. 제가 너무 솔직했나요? 하지만 그게 제 매력인 것 같아요. 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고 흥이 나게 하는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김영소)

어린나이로는 이례적인 대회 우승의 경험을 통해 주목을 받은 세 친구. 인터뷰 내내 늘 감사한 마음으로 ‘영광입니다’를 연발한 이들은 이번 대회로 우정이 더 끈끈해진 모양이다. 앞으로는 ‘트라이어드’ 라는 팀명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는 세 친구. 아직은 어리지만 음악계에서 활약할 이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