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겨울 전력수급 대책으로 원전 4기 분량 추가 예비력을 확보한다. 공급능력상 여유가 있지만 설비 노후화로 발전소 고장이 잦아진 만큼 추가 예비력 확보와 설비 특별점검으로 예기치못한 상황에 대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올 겨울 전력수급이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띨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상 한파, 대형발전소 불시 정지, 송전선로 이상 등으로 수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421만㎾ 추가 예비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새해 1월 2~3주로 8100만㎾ 전력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겨울 대비 39만㎾가 늘어난 수치다. 변수는 엘니뇨에 의한 갑작스러운 기상 변동이다. 지난달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온도는 평년보다 3.1℃ 높은 상태로, 강도 높은 엘리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이상한파 등이 닥치면 최대 전력수요는 8300만㎾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가 전체 전력공급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간 발전소 다섯기가 폐지됐지만 이를 대신할 대용량 발전소가 11기나 지어지면서 공급능력은 지난해 대비 385만㎾나 늘었다. 이상한파, 대형발전기 불시정지, 송전선로 이상 등 돌발상황이 없으면 안정적 전력수급 관리가 가능한 1221만㎾ 안팎 예비력이 예상된다. 원전 12기 분량이다.
만일 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마련했다. 고장빈도가 높고 고장시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발전소와 송변전 설비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였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등록된 총 289만㎾를 활용해 자발적 전력수요 감축을 유도하고 석탄화력발전기 출력상향 운전으로 84만㎾,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발전기 시운전 출력을 활용해 48만㎾ 공급 능력을 추가 확보했다.
시민단체와 손잡고 에너지 절약과 나눔 캠페인도 진행한다. 적정 난방온도(20℃ 이하) 권장, 문 열고 난방영업 자제, 에너지 절전 행동요령 전파 등으로 자발적 에너지절약 동참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공공기관은 관련 규정에 따라 실내 난방온도 18℃ 이상을 원칙으로 하되, 건물난방 방식, 기관 특성을 고려해 2℃ 이내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 도서관, 어린이집, 대중교통 시설, 문화체육시설 등은 자체적으로 적정 실내온도를 설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높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