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0% 떨어지는동안 휘발유가 8%만 내렸다…세금 때문

최근 6개월간 국제유가가 40% 가까이 떨어졌지만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은 8% 밖에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6개월 만에 약 40% 내렸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휘발유 소매가격은 7.6%(120원) 내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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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유소협회가 공개한 `유류세 부담 가중` 홍보문구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최근까지 가격이 집계된 37개국 6개월 평균 하락률(-10.5%)보다 낮은 수치다. 우리보다 기름값 하락 폭이 적은 나라는 4곳 밖에 안 됐다.

가장 가격이 많이 내린 국가는 미국으로 22.4%(갤런당 0.64달러·약 750원)나 떨어졌다. 다음으로는 리투아니아(-18.0%) 하락폭이 컸고, 이어 대만(-14.6%), 폴란드(-13.9%), 캐나다(-13.6%), 라트비아(-13.0%), 불가리아(-12.9%), 중국(-12.8%) 순이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 대부분은 10% 안팎 하락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보다 하락폭이 적은 곳은 벨기에(5.8%), 싱가포르(4.6%), 영국(4.5%) 등이다.

우리나라 기름값 하락폭이 낮은 것은 세금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월 넷째 주 기준 휘발유 세전 가격은 585원이지만 세금이 879원이나 붙어 세후 가격은 1464원이었다. 세금 가운데 부가세(119원)를 뺀 나머지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등은 정액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가격 하락폭이 20%나 되는 것은 세금이 얼마 안돼서 그렇다”며 “세금 비중이 높은 유럽은 우리나라처럼 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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