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기업]<27>스냅챗(Snap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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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포브스(Fobes)가 뽑은 ‘직원 1인당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 ‘2015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자산 가치 약 15억달러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오른 CEO. 다름 아닌 스냅챗과 이 회사 설립자 에반 스피겔을 수식하는 말이다. 스냅챗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3조5000억원 인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면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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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별 하루 사진 업로드 및 공유 건수 비교<출처:KPCP>

◇휘발성 메시지로 급성장

스냅챗은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다른 점이 있다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사용자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읽으면 자동 삭제한다. 삭제 시간을 조절할 수도 있다. 사생활 노출 우려가 적어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다. 친구끼리 주고받은 메시지를 부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심리가 반영됐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18세 이상, 35세 미만 미국 청년층에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로 나타났다. 하루 이용자만 1억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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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NS 연령대별 사용자 분포 (단위: %) / 자료: 컴스코어>

최근에는 동영상 시청 부문에서 페이스북을 따라잡으며 주목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8일(현지시각) 기준 스냅챗 하루 동영상 시청 수가 60억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5개월만에 세 배 늘었다. 80억건인 페이스북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스냅챗은 페이스북과 달리 모바일로만 서비스하기 때문에 모바일 사용 비중은 이미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투자사 피델리티가 하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스냅챗 기업가치는 18조6000억원(1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메신저에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으로

스냅챗은 2014년 8월 ‘라이브 스토리(Live Story)’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라이브 스토리는 특정 행사에 참가한 사용자 공유 영상과 사진을 모아 보여준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각기 다른 시점으로 찍은 게시물을 큐레이터가 마치 기록물처럼 편집하는 것이다.

올 1월에는 뉴스 유통에도 뛰어들었다. 뉴스 서비스 ‘디스커버(Discover)’는 ESPN·CNN·내셔널지오그래픽·야후뉴스 등 글로벌 언론사와 손잡았다.

스냅챗은 라이브 스토리와 디스커버를 스냅챗 안에 넣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방식이다. 스냅챗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가져가고 여기서 수익을 낸다는 구상이다.

실제 광고 수익도 만만치 않다. 리코드에 따르면 10초짜리 동영상 광고 조회 수 당 2센트다. 라이브 스토리가 하루 노출로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만 4억6000만원(40만달러)이 넘는다.

최근에는 ‘스폰서드 렌즈(Sponsored Lens)’라는 새 광고 포맷을 출시했다. 광고주를 위한 스냅챗 ‘셀피(자가촬영) 렌즈(필터)’다. 이모티콘을 이용해 입으로 무지개를 토하거나 눈에 하트 모양을 만들 수 있다.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특별한 날을 위한 렌즈에 광고하려면 약 9억원에 달하는 광고비가 든다. 평일용도 5억원이 넘는다.

◇스냅챗, 후발따라하기 열풍

스냅챗 성장세는 ‘자기파괴 앱(Self Distruction App)’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메시지 삭제 기능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새로 틀을 고집한 것도 주효했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가 직접 “수직적으로 생각하라”며 세로 화면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세로로 사용한다는 발상에 따랐다. 지난 6월 23일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 WPP, 인터넷 언론 데일리메일과 설립한 글로벌 콘텐츠 마케팅 회사 ‘트러플피그(Truffle Pig)’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동영상 광고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스냅챗의 새로운 시도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경쟁업체 모방도 늘었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처럼 보낸 메시지를 한 시간 후 자동 삭제하는 기능을 프랑스에서 시험 중이다.

페이스북은 프랑스 일부 사용자 반응을 검토해 서비스 확장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사라지는 메시지 기능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 내에서 모래시계 모양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아이콘을 누르면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라이브 스토리가 선보인 큐레이션도 따라한다.

페이스북은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 관련 게시물을 따로 모아 생중계했다. 트위터도 인기 높은 게시물을 직접 편집해 보여주는 ‘모멘트’를 미국에 출시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