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은 다목적카드…삼성전자 우선주 주목해야

3분기 실적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삼성전자가 11조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고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네이버 등이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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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올해부터 적용되는 기업소득환류세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특히 늘고 있는 것은 배당은 직접적이고 영구적인 현금 유출이면서 한번 늘리면 줄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부분 기업이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면에 자사주 매입은 기업소득환류세제상 배당으로 인정받으면서도 회사 여건에 따라 자사주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경영권 방어·승계 등 다목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자사주 정책은 배당에 비해 주주 저항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기업이 선호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주주 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며 수급면에서도 우호적이지만 자사주 매입 자체가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펀더멘털이 양호하지 않을 때 자사주 매입은 매도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 방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항상 주가 상승을 이끄는 것은 아니므로 자사주 매입 자체보다 펀더멘털과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보통주보다는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10% 이상 저평가되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의 우선주/보통주 주가 비율은 평균 78 수준이었다. 보통주 대비 20%가량 저평가된 가격으로 향후 자사주 매입은 우선주 비중이 높을 전망이다.

김영성 연구원은 “우선주 매입으로 인한 주당배당금(DPS) 증가 효과는 보통주, 우선주에 동일하겠지만 동일한 DPS가 증가하더라도 채권의 성격에 가까운 우선주는 가치 상승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급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상승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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