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미래를 보다]이머징 리더 5인이 그린 미래사회

이머징 분야 기업인 다섯 명이 예상한 미래사회 모습은 초등학생 시절 그려온 상상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렵고 위험한 일은 로봇을 이용하고 멀리 있어도 현장을 생생하게 관찰하면서 기계를 작동하는 상상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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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나래트랜드 대표

전혀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산업을 보다 편리하고 똑똑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다른 산업이 융합을 한다. 이들이 내다본 미래사회를 꿰뚫는 공통분모는 영역 파괴와 IT다.

요소기술에서는 센서, 디바이스로는 로봇, SW는 모듈화 개념, 그리고 이들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계에서 IT 중요성이 강조됐다.

센서는 정보수집 차원에서 검침 정확성과 수치의 빠른 정보는 물론이고 센서 간 통신하고 반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디바이스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기기 간 영역이 점점 모호해질 것이고, SW는 필요한 것만 가져다 쓸 수 있는 앱 방식 모듈 문화가 정착된다.

이미 이런 변화는 진행 중이다. 대형 공장과 플랜트를 예로 들면 설비 운전현황과 이상 유무, 감시정찰에 수많은 센서와 카메라 등을 동원한다. 수치로 전달하는 정보에 좀더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드론으로 원격지에서 현장을 직접 모니터링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렇게 취합한 정보는 SW로 선별 처리하고 빅데이터 작업을 거쳐 향후 벌어질 상황을 예측한다. 설비 교체, 정비 주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고장 발생시점까지도 예측한다. 직접 수리가 필요한 곳에는 로봇이 동원될 것이다. 로봇이 스스로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은 가상현실(VR) 기술을 동원해 로봇을 조작할 수도 있다. 같은 과정을 농업, 의료와 건설 등 다른 산업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별 진화와 함께 전체 움직임을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인테그레이터 전문성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두 가지 이상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해 SW와 HW 융합을 조율할 수 있는 직종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 제품 간 영역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과거 TV는 방송프로그램 시청, 휴대폰은 통화, 컴퓨터는 업무지원, 자동차는 운송으로 그 역할이 분명했지만 이제는 그 역할은 모호해졌고 제품 관련 소비자 기대치도 다양해졌다. IT 발전으로 모든 정보가 디바이스 구분을 무시한 채 공유되면서 하나의 시스템과 콘텐츠가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되던 시대는 사라졌다.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아 있다. 로봇, 스마트카, 스마트팜, VR, 핀테크 등 지금 이머징으로 언급되는 대부분 분야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다. 하지만 이머징 리더 5인의 전망은 밝다. 이머징 분야를 연결하는 IT 생태계만큼은 여전히 우리가 주도권 쥐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선진국은 이머징 분야에서 출발을 먼저 했을 뿐 경쟁력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력한 IT 인프라를 구축했듯이 이머징 분야 융합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미 드론, 스마트카, 스마트팜 등 일부 이머징 분야가 IT 기반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에 나선 지금, 그림으로만 그려왔던 미래사회로 가는 첫걸음도 시작됐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