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국내사업 유지···부활 거점은 계획대로 해외에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 이후에도 국내 사업을 일정 부분 유지한다. 팬택 임직원의 열망과 기술력 유지 등이 배경이다. 단, 팬택 부활 거점은 당초 계획대로 해외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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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국내 사업을 유지한다. 관련 협력사 고용유발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을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사업 시작 이후에도 국내 사업을 일부 유지할 방침이다. 관계인 집회가 다음 달로 연기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세부 계획을 사업계획서에 담을 방침이다.

컨소시엄은 이를 위해 국내 사후서비스(AS)센터 20여곳과 김포공장 생산설비 일부 인수 방안을 법원, 투자자, 채권단, 팬택 등과 논의 중이다. 국내 사업을 위해서는 투자금과 운영 자금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만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관계인집회가 연기된 이유다.

컨소시엄은 구형이 된 과거 모델 대신 경쟁력을 갖춘 신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포공장은 인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은 외주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 거론된다. 제품 가격대와 종류는 향후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는 팬택이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인 중저가폰을 앞세워 국내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팬택이 ‘베가 아이언2’ ‘팝업노트’ 출고가를 30만~40만원대로 인하하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팬택에는 이 같은 기술력과 저력이 남아 있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중저가폰 판매가 늘고 있는 상황도 팬택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삼성-애플 양강구도가 심화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동통신사가 팬택을 견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이통사 단독폰 출시도 점쳐진다.

컨소시엄이 국내 사업 유지로 가닥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팬택 직원의 열망이다. 국내 고객이 원하는 단말기를 제작해 판매하고자 하는 바람을 컨소시엄이 수용했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갖춘 국내 이통사와 사업을 하는 것은 기술력과 품질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국내 사업을 일부 유지하면 관련 협력사 고용유발 효과도 발생한다. 팬택 인력 추가인수와 더불어 고용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이다. 법원과 채권단도 이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은 팬택 부활 핵심은 해외 사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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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국내 사업을 유지한다. 정준 쏠리드 대표는 “국내 사업 하더라도 이를 통해 팬택 성공의 길을 찾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성공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준 쏠리드 대표는 “국내 사업을 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팬택 성공의 길을 찾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성공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 텔콤인도네시아와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팬택이 제품을 개발하고 합작법인은 제조와 판매를 담당한다. 애플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수요가 급증하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수입 의존을 탈피하려는 인도네시아 정책 기조와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다.

정 대표는 “현지 이통사와 협력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이점이지만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준비할 게 많다”며 “장기적으로 팬택의 지식재산권과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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