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외곽 협력사와 무인자동차 제작
구글이 비밀리에 무인자동차(자율주행차량, 로봇카)회사를 만들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일(현지시간) 자체 입수 자료를 바탕으로 구글이 구글오토유한회사(Google Auto LLC)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구글이 전세계의 유명자동차회사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드러났다.
가디언지는 공공정보공개법(Public Records Act)에 따라 미 캘리포니아주에 요청해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글오토가 지난 2011년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지금까지 구글이 발표한 무인자동차는 디트로이트 외곽에 있는 루쉬(Roush)라는 구글협력사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구글, 굴지의 자동차 회사와 파트너십 분위기 띄워놓고
구글은 그동안 자동차제조협력을 위해 독일 BMW 라이프치히 공장 등 주요 자동차회사들을 방문하는 등 협력을 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가디언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구글은 이같은 행보와 동시에 이미 자체 자율주행자동차 자회사를 설립해 자체적인 제조행보를 해왔다.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팀장인 크리스 엄슨 구글이사는 그동안 전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안심시키는 회유책을 써 왔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1월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는 GM,포드,도요타,다임러,폴크스바겐 등과 협상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3월에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렵다. 자동차회사들은 차를 만드는 일에 정통하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구글과 자동차 회사들 간에)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같은 협력관계는 없었다.
가디언지는 그 이유로 구글이 이미 자체 자동차회사인 구글오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오토’라는 브랜드는 미국은 물론 국제기구에도 승용차 제조회사로 등록됐으며 지난 해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제조회사 허가까지 받았다. 구글오토는 당초 프리우스에 이어 렉서스SUV를 개조해 만든 구글 무인자동차를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주체였다.
하지만 구글오토라는 이름은 23대의 렉서스자동차를 개조한 무인자동차의 제조업체명이자 최근 알려진 마운틴뷰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작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무인자동차 제조업체다. 캘리포니아자동차국에는 이 회사의 이름이 구글이 아닌 구글오토로 올라와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야심이 커짐에 따라 구글자동차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구글은 크리스 엄슨을 구글오토의 책임자로 지명해 매일매일의 회사 운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다음 날 구글은 자사가 100대의 운전대,가속페달,브레이크페달이 없는 시험용 자율운행자동차를 처음부터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오토는 기존의 다른 자동차들처럼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에 국제자동차인식번호(IVI)코드를 부여받기 위해 신청한 주체이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한 미도로교통안전국(NHTSA)과도 연계돼 있으면서 캘리포니아에서 함께 차량 테스트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엄슨 구글오토 책임자는 마크 로즈카인드 NHTSA 국장과 관련해 “구글오토는 LSV를 판매하겠다는 어떤 제안도 한 적이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 무인차, 경량 저속차로 나올까?
가디언지는 ‘구글오토의 차량은 매우 통과하기 힘든 안전성 요구와 충돌시험을 피하기 위해 시속 25마일(40.5km)의 경량저속차량(LSVs)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오토와 NHTSA에 의해 제출된 서류에는 보다 자세한 차량 스펙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구글자동차는 후륜구동으로 디자인돼 있으며, 각 바퀴는 자체의 브레이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20~30kW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모터로 움직인다.
보도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자동차들은 디트로이트외곽에 있는 구글자동차 제조협력사인 루쉬(Roush)에 의해 조립됐다고 전했다.
구글은 아직까지 다른 자동차회사들에 비해 무인자동차시스템 개발에 앞서 나가고 있어 이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실험용 무인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글오토가 추후 일반인들에게 직접 이 무인자동차를 팔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구글의 무인자동차프로젝트를 출범시킨 컴퓨터 과학자겸 엔지니어인 세바스찬 트룬은 “구글의 야심은 항상 연구에서 제품에 이르기까지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의 구글X사업부에서 진행해 온 구글글래스 같은 다른 하드웨어관련 비밀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자회사를 만든 적이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