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섬에서 피자가 가능할까? 가능하다. 우도 맛집 카페 노닐다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피자집이다. 사실 우도에도 맛집은 서너 곳 있다. 여기 저기 안 돌아다닌 곳이 없는데, 우도도 이제 성산 맛집권으로 편입해도 좋을만큼 사람이 몰린다. 동쪽 끝 보물섬 우도. 호젓한 제주 동쪽 끝 미남 쉐프의 손맛이 부드러운 우도맛집 방문기. 요즘 먹방은 한마디로 쉐프의 전성시대다.
출연하는 게스트 연예인보다 훈남 쉐프면 콜이다. 음식을 통한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먹방 순례는 지방을 가리지 않는다. ‘맨도롱또똣’의 달콤한 사랑이야기만큼이나 인기좋은, 여행솔로도 단숨에 녹여 버릴 달콤한 먹방, 오늘은 우도맛집 카페 노닐다를 찾아가 보자.
그 섬에 가고 싶다~ 피자가 특별한 우도맛집 카페 노닐다
제주공항에 도착, 게이트 2번으로 나오면 버스정류장을 만날 수 있고 여기서 100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면 된다. 15분이면 가능하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710번 버스를 이용, 성산일출봉으로 유명한 성산항으로 고고씽.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며 졸다가 깨길 1시간, 도착이다.
일출봉으로 유명한 성산항에서 우도 천진항을 향해 또 한 번 고고씽. 우도랜드 1에 승선 후 15분이면 도착한다. 한 가지,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뒤로 돌려(후진) 승선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자전거는 물론 오토바이도 선적이 가능하다니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천진항에 도착, 하선 후 정면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3분만 걸으면 카페 노닐다가 보인다. 하우목동항을 이용할 경우에는 우도교통이라는 마을버스를 이용하거나 바다를 등진 후 오른쪽으로 30분만 걸으면 된다고 한다.
‘허브와 땅콩을 한꺼번에’ 우도맛집 카페 노닐다
니들이 허브피자를 알어? 우도에 가기 전에는 피자를 좋아하는 게 습관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걸 난 몰랐다. 자리에 앉은지 얼마지 않아 미리 주문해 두었던 허브피자가 나왔다. 먼저 허브는? 허브피자의 허브는 노닐다 밭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허브를 사용한다. 우리가 방문한 이유이고, 피자 위에 한 손바닥 뿌려진 허브는 여행자의 피로를 잊게 해 줄만큼 가벼워 좋았다.
게다가 자연산 치즈로 만든 피자는 양이 넉넉해 여행객의 지갑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난 달콤한 꿀과 향긋한 허브의 결합이 꽤 정성스럽고 너무 잘 어울려 입안으로 쏙쏙 흡입된다. 여행자에게 주머니 사정보다 입이 바쁘다는 건 오복 중 하나이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것 같은 이상한 믿음? 건강해지는 건 확실하다. 허브나 치즈도 중요하지만 역시 바삭바삭한 도우도 중요하다. 두툼하지만 바삭바삭하게 구워져 나오는 도우는 맛이 오묘했다.
식재료가 좋았다. 맛은 어떤가? 묻지마라, 뒷맛이 고소한 게 담백하고 가벼운 뒤끝이 끝내준다. 예쁜 꽃과 허브는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웰메이드이다. 허브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떠먹는 땅콩피자도 좋다. 감자와 고구마, 베이컨으로 베이스를 만들고, 피자치즈를 듬뿍 얹어 우도땅콩을 펑펑 뿌린 떠먹는 땅콩피자는 정말 맛있다. 노닐다에서 먹을 수 있는 두 가지 유기농 허브 피자는 서울로 돌아가서도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제주 최고 수준의 착한 맛, 우도맛집 카페 노닐다 뿔소라 허브죽
“서울에서 여행 온 조카 녀석이 먹어보고 행복하다고 하더라니까.” 쉐프가 자신있게 말했다. 소라죽도 아니고 허브죽도 아닌 뿔소라 허브죽. 굿모닝, 뿔소라 허브죽. 우도 해녀 할망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뿔소라를 깨끗하게 손질해서 이에 닿는 느낌이 좋은 크기로 잘라 죽을 쑤어 낸다. 이 죽에 들어가는 허브는 쌉싸래한 맛이 나서 식욕을 돋운다. 우도에서 가장 유명한 뿔소라 허브죽, 드신 손님들이 양쪽 엄지손가락을 들어 주니 쉐프의 어깨는 으쓱, 절로 올라간다.
이 집 뿔소라의 양은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두 배나 들어간다고 하니 허기진 분만 주문하길 바란다. 사실 전복죽은 식당에 따라 맛이 대동소이하지만 얇게 채 썬 허브 잎이 노닐다의 경쟁력이다. 피로에 지친 여행자와 잘 어울려 아침 식사로 금상첨화다. 성산이나 서귀포에도 전복죽집이 많은데 이집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착한 가격과 더불어 우도맛집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다. 뿔소라죽은 어른들도 좋아하지만 전복죽과는 달리 아이들도 좋아한다. 이런 맛집을 만나는 일은 여행자의 행복이다. 하루 여행의 피로가 녹아드는 시간이다.
뭔가 색다른 거? 시간이 멈춘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맛집
이 집에 들어오면 그 흔한 흑돼지 돈까스나 생선회조차 없다. 그저 눈읏음이 이쁜 주인장과 4F를 연상하게 하는 젊은이들이 여행객들을 반갑게 맞을 뿐. 웃음이 선한 아이돌이라 불렀다. 심플하게 우도 땅콩머핀과 커피 한잔으로 시작하는 아침도 꽤 근사하다. 비행기에 내려 아침을 거르고 도착한 여행이라, 우선 간단하게 땅콩머핀과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도 무겁지 않아 좋다.
우도땅콩과 우리밀로 만든 땅콩머핀은 아침식사로 손색이 없다. 노닐다 터에서 직접 거둔 땅콩으로 아침에 만들어 따끈따끈하게 내놓는다고 한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도 놓치면 아깝다. 직접 손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 웰빙이다. 이처럼 이 집 주인장은 자신 있는 요리에만 집중한다. 허브, 밀, 땅콩 등 재료는 모두 제주산이고 모든 식자재는 직접 담가서 쓴다.
이 집의 주인이 궁금했다. 주인장인 박신옥 대표를 사람들은 마리라 부른다. 셋째 막내딸로 태어나 말희로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허브 농사를 지으며 허브 로즈마리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이유 때문에 로즈마리의 `마리`가 이름이 되었다는 그녀의 말이 공감이 간다. 이제부터 자기를 `마리`라고 다정하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녀와 함께 미남 쉐프의 따듯한 손맛을 통해 제주 동쪽 섬 여행의 잔잔한 일상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문의 : 카페 노닐다 064)794-5264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1423-21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