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칫했던 가짜 석유제품 판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기름값이 하락하면서 가짜 석유 판매가 잠깐 꺾이는 듯 하더니, 최근 기름값이 오르면서 다시 적발 사례도 급증했다. 가짜 경유가 주를 이루고 있어 차량 운전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가짜 석유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주유소는 총 80개소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단속된 80개 주유소 모두 가짜 경유 제품을 판매했고 이 가운데 3개소는 가짜 휘발유도 같이 팔았다. 가짜 석유제품이 경유제품으로 편중된 것은 2012년부터 가짜석유 주원료인 용제 불법유통이 원천차단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유는 가격이 싼 등유를 혼합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5월까지 적발건수는 같은 기간 기준 지난 2013년 101건, 지난해 133건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월별 건수를 보면 최근 가짜 석유제품 판매 행위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2월 적발건수는 각각 8건, 10건으로 지난해 11월 6건, 12월 3건에 이어 줄어드는 분위기가 확연했다. 하지만 3월 들어 적발건수가 31건으로 급증했고 4월, 5월에도 17개소, 14개소가 적발되면서 연초 소강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해 크게 하락한 주유소 기름값이 최근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가짜 제품 생산 및 유통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기름값이 높을 때 가짜 제품 판매로 인한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차량 운행량이 늘어나는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가짜 석유 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상북도 영천에서는 등유와 경유를 2대 8 비율로 혼합해 10만리터(1억2000만원 상당)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가짜연료를 주입하면 연소가 불완전해 엔진 부조현상과 차량 수명단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석유공사 오피넷 등을 통해 가짜 석유제품 판매 주유소를 미리 확인하는 등 각별한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