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6일 삼성경제연구소 임원으로부터 ‘경제 과외수업’을 받았다. 대기업에 각을 세우는 반기업 이미지를 벗고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나아가는 행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가는 길, 대기업 싱크탱크에 듣는다’는 제목으로 초청강연회를 개최했다. 권순우·박현수 삼성경제연구원 상무가 강연자로 나섰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강철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 추미애 최고위원,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권 상무는 새정치연합 소득주도성장론에 “임금을 인상해 소비투자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리스크도 있다”며 “기업 수익이 악화하고 고용이 축소되면 가계소득도 감소하는 악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이익을 갖고 이자도 못갚는 기업이 23.6%인데 임금인상을 감내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며 “정년연장 등도 임금부담으로 이어지는데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강연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입장과) 배치된다기 보다는, (삼성연구소측도) 소비 부진 해결 방안으로 임금인상을 제시했다. 선순환으로도, 악순환 구조로도 갈 수 있다면서 균형 잡힌 강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다음주 현대차 임원을 초청하는 등 대기업 접촉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경제포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19일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총리를 초청해 경제간담회를 갖는 등 경제 관련 보폭을 넓혀간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