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이 핀테크 전담팀을 꾸렸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만나면서 각종 규제 충돌과 유권해석 등 다양한 법률 자문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은 핀테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판단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대형 법무법인(김앤장 법률사무소·광장·태평양·율촌·화우·세종)이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대비해 전담팀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로펌은 산업군(群)을 세분화해서 팀을 구성한다. 대부분 로펌은 기존 금융팀과 정보통신기술(ICT)팀으로 이원화했으나 최근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두 부서 구성원과 전문가를 영입한 ‘핀테크 드림팀’을 만들었다.
국내 로펌 업계 1위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올해 초 ‘핀테크팀’을 구성했다. 2007년 전후로 전자거래금융법이 만들어지면서 김앤장에는 전자거래금융팀과 입법부터 금융규제를 담당하는 금융 전문팀이 각각 존재했다. 김앤장은 이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해 핀테크팀을 구성했다. 금융사나 IT기업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미래부 등을 거친 다양한 분야 전문 인력이 참여했다.
이준희 김앤장 핀테크팀 총괄 변호사는 “핀테크 관련 법률 자문뿐 아니라 핀테크 스타트업 인수합병 이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 최초로 핀테크 전담팀을 구성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노태식 고문을 중심으로 ‘핀테크팀’이 구성됐다. 한국은행부국장, 금감원 부원장보, 전국은행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낸 노태식 고문을 비롯해 NHN과 미래부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광준 변호사 등 15명이 모였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법률 지원활동도 한다.
법무법인 광장은 기존 IT팀과 금융규제팀을 결합해 ‘금융IT팀’을 만들었다. 광장 관계자는 “실제 핀테크와 관련해서 규제 복잡성과 애매함, 법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문제 등 변화하는 IT 환경과 금융 법체계를 동시에 따라가며 법률 자문을 수반해야 한다”면서 “광장에서 팀을 구성해서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변리사를 포함한 10명이 ‘핀테크팀’을 이뤘다. 핀테크는 단순히 금융과 IT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정보통신, 법제, 행정 등 광범위한 범위를 망라해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화우 측은 설명했다.
유승남 화우 핀테크팀 변호사는 “실제로 스터디를 하고 세미나를 열어보면 핀테크 시장이 향후 5~10년 안에 엄청난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며 “화우는 외국계 핀테크 기업을 위주로 법률 자문을 하고 있고 향후 국내외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IT핀테크전문그룹’, 율촌은 ‘핀테크팀’을 구성해 핀테크 산업에 대응하고 있다.
대형 로펌의 핀테크팀 출범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은 이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로펌의 높은 법률 자문료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준희 김앤장 변호사는 “자문료가 비싸서 핀테크 업체가 쉽게 대형 로펌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은 내부적으로도 고민거리”라며 “하지만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핀테크 스타트업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뤄, 연구개발 차원에서 대형 로펌도 핀테크 업체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표]대형 법무법인 핀테크 조직 현황
자료 : 업계 종합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