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시중은행 10%대 중금리 상품 출시 주문에, 은행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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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에 저신용자를 위한 ‘10%대 중금리’ 상품출시를 요구했지만 은행업계는 아직 시큰둥한 분위기다. 부실률이 높은 저신용자 대출이 생소할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시장 잠식 우려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당분간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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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1332 홈페이지 <출처 : 금융감독원>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저신용자를 위한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은 정책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이외에는 전무하다.

새희망홀씨는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계층을 위해 별도 심사 기준을 마련해 대출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신한은행이 약 3500억원, 국민은행 3400억원, 우리은행 2600억원, 하나은행 2000억원이 지난해 새희망홀씨 대출 실적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자발적으로 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상품 출시를 요구하지만 은행은 아직 뒷짐을 지는 모양새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앞으로 어느 정도 압박을 가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당국의 주문을 인지하고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취지는 이해하나 금융권이 저신용자까지 대대적으로 흡수하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10%대 중금리 시장을 꺼리는 이유는 ‘평판리스크’다. 1%대로 자금을 조달해 10%대로 대출한다는 사실이 대외 시선을 중시하는 금융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에 10%대 중금리 대출은 아직 생소한 시장”이라며 “수십 년간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가고 있는 상황이니 은행에서 상품개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시중은행 10%대 중금리 상품 출시 주문에, 은행은 "아직…"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