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보다 양호하지만 경기 침체가 진행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식 장기 불황을 피하기 위해 가계부채 문제 해결과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사키 마사야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제3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세계 경제에서의 한국 경제 동향’이란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대한상의 경영콘서트는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회 이슈를 다루고 기업경영에 전략적 시사점을 주기 위해 마련된 지식콘서트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 상황은 일본의 30년 장기 침체보다 양호해 보이지만 2012년 이후 한국 제조업 설비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기업 재고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 침체 현상이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저성장 고리를 끊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과 함께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 대비, 고용진작을 위한 강한 중소기업 육성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소비시장의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마쯔이 테이지로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사무소 대표는 “2010년 이후 가계 소비지출이 하락하면서 한국 유통업 성장률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매장 대형화, 상품구색의 다양화, 온·오프라인 매장 접근성 강화 등 소비자 편의를 위한 혁신적인 변화와 투자가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저성장기가 지속되면서 일본 소비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난 것처럼 한국도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가 제품이 사라지고 고가와 저가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과 화장품 시장을 예로 들었다.
반면 최원식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현재 20억명인 전 세계 중산층이 2030년 50억명으로 늘어나고, 이중 과반수가 한국과 인접한 아시아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장기 기회요소를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