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복합점포, 시너지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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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증권을 한 지붕 아래에서 이용할 수 있는 복합점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물리적인 칸막이 규제를 없앤 뒤 가속화되는 모양새지만 시너지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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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복합 점포 개요도<출처 : 금융위원회 공식 블로그>

금융권 복합 점포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은행과 증권사를 한 공간에서 분리하지 않고 상담이나 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뒤 지점 개소에 탄력을 받았다.

개인자산관리사(PB)에게 상담 받듯, 고객은 한 점포를 방문한 것만으로 재무 상태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금융 포트폴리오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이란 명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금융권 최초로 NH농협은 복합점포 ‘광화문 NH농협금융 플러스센터’ 문을 열었다. 올해 10곳 이상 추가적으로 복합점포를 더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지주도 복합점포 ‘청담개인자산관리(PB)센터’,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창조금융플라자’를 열어 금융복합점포 개소 열풍에 속속 합류했다.

은행과 증권사를 모두 가진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증권사도 복합점포 유치에 한창이다.

삼성증권은 우리은행과 함께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 삼성증권 삼성타운지점, 전남 광양포스코금융센터 세 곳에 금융복합점포를 열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래층이 은행이면 위층은 증권사가 입점해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복합점포 개념은 원래 존재했다”며 “이제 물리적 칸막이가 사라져 증권사, 은행직원, 고객이 한곳에 모여 함께 금융 포트폴리오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래형 점포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금융사의 금융복합점포 개소 움직임을 ‘비용절감’ 차원의 경영 전략 일부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는 추세에서 증권사와 은행의 점포를 각각 운용하는데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향후 비용절감 차원에서 복합점포를 늘려나갈 소지가 있다”며 “복합 상품 상담을 원하는 시장 수요가 있어서 생겨난 점포 형태라기보다는 기업의 실익을 위한 선택으로 비춰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객이 은행에 가서 겪는 경험과 증권사, 보험 등이 각각 많이 다른데 이것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낸다는 것은 아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과 은행이 함께 상담을 했을 때 과열 상품 추천 경쟁이나 이해관계 상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초보 고객이 방문했을 때 무리한 상품 영업 경쟁으로 오히려 소비자의 금융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와 은행이 기본적으로 가진 영업 특수성을 감안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금융점포가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은행과 채권 발행을 주관하는 증권사간 이해관계가 상충될 경우도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복합점포가 부작용 없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강구해야 한다”며 “초기단계인 금융권 복합점포가 제대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복합점포, 시너지는 ‘아직’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