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기업]<10회>시스코, 네트워크 `한우물`...성과는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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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결코 하지 않았다. 1984년 회사 설립 이후 30년이 넘었지만 그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근간이 되어 준 ‘네트워크 기술’이라는 한우물만 팠다. 하지만 라우팅과 스위칭, 무선랜 등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물론이고 음성과 텔레프레즌스(영상회의시스템), 웹컨퍼런싱(웹 기반 영상 협업 솔루션), x86 블레이드 서버, 스토리지영역네트워크(SAN), 보안 분야에서도 수위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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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선도해 온 ‘시스코’의 성공담이다.

IT업계에 오래 몸담아 온 사람들도 시스코 회사소개서를 받아들면 깜짝 놀란다. 지난 2014년 4분기 기준, 라우팅과 스위칭, 무선랜 분야에서 각각 47%, 64%, 51%의 세계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음성시장에서도 39%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다. 또, 텔레프레즌스와 웹컨퍼런싱, SAN, 보안 부문에서도 각각 48%와 40%, 48%, 31%로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특히, 네트워크 기술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x86 블레이드 서버 부문에서까지 점유율 25%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네트워크 시장에서 시스코 점유율이 조금씩 낮아질 때면, 시장 분석가들은 시스코가 네트워크라는 본연의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협업과 서버 등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면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스코 속내는 달랐다.

시스코는 자사가 가진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가 텍스트 데이터 외에도 음성과 비디오 데이터를 담아낼 수 있도록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동시에 IP텔레포니와 텔레프레즌스 사업에 뛰어 들었다. 무작정 더 큰 용량, 더 높은 성능의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해 고객의 구매를 독려하는 대신, 새로운 라우터와 스위치를 사야 하는 당위성을 고객에게 만들어 주고자 했던 것이다.

주문형 협업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선도기업인 웹엑스 커뮤니케이션을 인수, ‘웹엑스(WebEx)’라는 웹컨퍼런싱툴 공급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기능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고도로 발전한 일상화된 네트워크가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언제 어디서나 긴밀한 협업을 수행,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코의 도전이 시장에서 먹혔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네트워크에 역량을 주력해 온 시스코가 어떻게 SAN과 보안 시장에까지 참여해 수위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는지 수긍이 간다.

그렇지만, x86 블레이드 서버 부문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대목에서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밖에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시스코의 답변은 명쾌하다. 시스코 UCS는 2009년 출시 당시 시장에 넘쳐 났던 뻔한 서버들과는 달리, 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 액세스 가상화 리소스를 혁신적으로 통합, 단일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네트워크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시스코 UCS 서버지만, 실제는 데이터센터 환경 하에서 네트워크는 물론 네트워크와 연계된 주변 인프라 전반을 보다 효율화할 수 있도록 한 과거에 없던 혁신적인 서버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생소했던 만큼 시스코 UCS 서버는 출시 이후 바로는 시장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면서는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3위로 등극하더니 이제는 명실상부한 2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4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1위를 차지하는 쾌거도 이뤘다.

시스코가 강조하는 ‘만물인터넷’도 들여다보면 네트워크 기술 가치를 배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 ‘디지털화’를 통해서는 네트워크 기술을 근간으로 삶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비젼을 밝히고 있다.

<시스코 기업 개요 *주: 2014년말 기준>

시스코 기업 개요 *주: 2014년말 기준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