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매출보다 자본 효율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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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제작소 등 일본 기업들이 매출 확대보다 ‘자기자본 이익률(ROE)’을 높이는 경영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일본 상장기업 평균 ROE는 8.2% 수준이다. 경쟁국가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상장기업들이 우량기업 지표 중 하나인 자기자본 이익률(ROE)을 경영 목표로 도입하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주식 시장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이익 창출 능력을 높여 해외자금을 유치하고 주가를 상승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 투자해 높은 점유율과 가격 결정권을 얻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창출 정도를 나타낸다. 자기자본이 1000원이고 당기순이익이 100원이라면 ROE는 10%가 된다.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익을 늘리거나 주주에게 배당을 늘려 자기 자본을 억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미국 기업은 약 14%, 독일 기업은 약 11%의 ROE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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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제작소는 처음으로 내년 회계연도부터 3년간 시행되는 중기경영계획에 ROE를 경영 지표로 도입했다. 현재 약 9% 수준의 ROE를 10%대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해외 경쟁사인 독일 지멘스는 약 18%,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약 12%로 히타치제작소보다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TV 등 실적이 낮은 사업을 축소하고 승강기나 의료 분석기 등 전문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향후 자본 억제에도 나설 계획이다. 나카무라 도요아케 히타치제작소 부사장은 “주주 배당을 강화하고 시장과 소통을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2015년부터 시작되는 3개년 사업계획 ROE 목표치를 10~12%로 설정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ROE 평균은 5% 수준이었다. 미야나가 ?이치 미쓰비시 중공업 사장은 “자본 효율성을 추구해 이익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신일본제철주금은 자본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주 배당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는 순이익 중 배당으로 지급하는 금액 기준을 현 20% 수준에서 많게는 30%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오는 2017년에 해당하는 회계연도 계획에서는 ROE를 10%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 IHI나 가와사키 중공업, JFE홀딩스 등도 경영 목표로 ROE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마츠오카 교헤이 가와사키 중공업 부사장은 “주주가 중시하는 ROE를 목표로 내걸고 싶다”고 밝혔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